KBO, 넥센 뒷돈 파문 131.5억원 중 6억원만 환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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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뒷돈 트레이드'로 챙긴 131억5000만원 중 6억원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낼 것으로 보인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회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오후 넥센 히어로즈가 SK 와이번스를 제외한 8개 구단과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1]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회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오후 넥센 히어로즈가 SK 와이번스를 제외한 8개 구단과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1]

KBO는 28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 KBO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히어로즈 구단의 축소 또는 미신고된 현금 트레이드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와 상벌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KBO에 따르면 SK 와이번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넥센과 트레이드를 하면서 12차례에 걸쳐 총 189억5000만원의 현금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넥센은 이중 58억원만 KBO에 신고하고, 나머지 131억5000만원은 '뒷돈'으로 챙겼다.

이에 따라 당시 구단을 운영했던 이장석 전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는 무기실격 징계를 내렸다. 히어로즈 구단은 5000만원, 관련된 8개 구단은 각각 2000만원 제재금을 부과했다.

넥센 히어로즈 뒷돈 트레이드 현황

넥센 히어로즈 뒷돈 트레이드 현황

프로야구에서 현금 트레이드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2008년 창단 이후 자금난에 시달렸던 넥센은 현금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 장사'를 구단의 주 수입원으로 삼으려 했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서 '프로야구 구단이 선수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고, KBO는 2010년 넥센의 현금 트레이드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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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돈으로 받은 131억5000만원이 전부 환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O는 지난달 29일 드러난 넥센과 KT·NC 구단 사이의 트레이드 뒷돈 거래액 6억원 전액을 야구발전기금으로 환수 조처하기로 했다. 그러나 다음날 125억5000만원의 뒷돈 거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넥센 구단의 연간 운영비는 약 300~400억원 수준이다. 뒷돈으로 받은 총액 131억5000만원은 운영비의 3분의 1 정도 된다.

KBO 특별조사위원회 결과 넥센은 뒷돈으로 받은 131억5000만원을 구단 운영자금으로만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KBO 상벌위원회는 이번 사안이 개인이 아닌 구단과 구단 간 이루어진 거래로 개인이 금전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으므로 징계 대상을 구단으로 했다.

KBO 관계자는 "처음에 언론 보도를 통해 발표된 뒷돈 6억원은 바로 환수하기로 발표했지만, 이후에 각 구단의 신고로 약 125억원이 더 있다는 게 밝혀졌다. 자진 신고한 점을 참작해 애초에 발표한 6억원만 야구발전기금으로 환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포토] 이장석 대표 '잔뜩 굳은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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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무기실격' 징계는 지난 2월에 내렸던 '직무정지' 징계보다 한 단계 높아진 처벌이다. 기한에 제한없이 히어로즈 야구단 관련 업무에서 배제된다. 그러나 현재 이 전 대표이사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있어 실효성이 크지는 않다.

KBO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이사에 대해 영구제명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 그런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며 "하지만 구단 운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물증이 나오면 더 강력한 징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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