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북한 비핵화 의지, 대화 준비 과정 통해 파악해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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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4일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과연 무엇을 뜻하는 지에 대해서는 막상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준비과정을 통해 좀 더 파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4일 청사에서 열린 내신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4일 청사에서 열린 내신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강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김정은 위원장이 의지를 표명한 것, 거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ㆍ미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것 등 최근의 진전사항이 굉장히 속도감 있고 빠르게, 전례 없이 파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또 김정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비핵화 방법으로 제시한 ‘단계적ㆍ동시적 조치’와 관련 “과거의 발언이 반드시 지금의 발언과 똑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단정 내릴 수 없다”고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강 장관이 언급한 북한의 과거 발언이란 북한 정부 당국자, 관영 매체 등이 (대화 국면 이전에 밝힌) 그간의 입장으로 이번 김정은의 발언이 반드시 같은 의미라고 결론내릴 수 없다는 의미”라며 “어떤 단계적, 어떤 동시적인 것을 의미하는지 협상을 하면서 상대측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한ㆍ미가 뜻을 같이하고 있는 비핵화 방법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의 달성 시기와 방법에 대해선 “타임 테이블은 한ㆍ미 간 긴밀한 공조하고 협의하고 있다. 과거 북한의 협상 과정에서 얻은 교훈 등을 긴밀히 서로 검토하고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북핵 협상 국면에서 외교부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외교부가 눈에 안보이고 기사화가 안 된다고 해서 외교부가 일을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한 세부적인 지식이나 협상 노하우를 외교부가 갖고 있고, 지금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모든 부처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으로 외교부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가나 피랍 사건의 갑작스런 엠바고 해제 결정 배경으로는 “엠바고를 푸는 것이 앞으로 있을 인질범들과의 협상에서 압력이 더 가해질 것이란 판단 하에 청와대와의 협의를 통해 풀기로 결정했다”며 “그 과정에서 기자단 여러분과 소통이 긴밀하고 충분치 못했다는 약간의 흠결이 있었던 점은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피랍사건 대응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선 “매뉴얼이라는 것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다. 매뉴얼은 다시 꼼꼼히 점검을 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정할 부분이 있고 강화할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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