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6일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25일)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의 폐회식 참석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폐회식에 앞서 김영철이 문재인 대통령과 별도로 만난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철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과 우리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응원단 그리고 (재일본조선)총련 응원단이 폐막식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과 남의 선수들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와 지역의 선수들이 입장하자 관중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영했다”며 “김영철 동지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석단(VIP석) 앞을 지나는 북과 남의 선수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보냈다”고 밝혔다.
특히 통신은 “폐막식에 앞서 김영철 동지는 우리 선수들을 만나 따뜻이 인사를 나누었다”도 전했다. 우리 정부가 밝히지 않은 김영철의 일정 중 하나가 북한 선수단과의 만남이었던 셈이다.
북한은 평창 폐회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의 참석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방카와 김영철은 폐회식에서 VIP석 앞뒷줄에 앉았으나 시선도 마주치지 않았다.
북한은 보도에서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뺐다. 폐막식 중국 대표단의 류옌둥(劉延東) 부총리 참석도 언급하지 않았다. 다음 겨울올림픽 개최지가 중국 베이징이라는 사실도 전하지 않았다. 통신은 “올림픽 찬가가 울리는 속에 올림픽 깃발이 내려지고 제24차 겨울올림픽대회 주최국에 전달되었다”고만 전했다.
앞서 북한은 김영철의 방한 소식을 2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93자로 짤막하게 전했다. 김영철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개성을 경유해 남측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게 골자였다. 자유한국당의 통일대교 시위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북한은 앞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에 대해 실명을 거론하며 “발악적 망동을 하고 있다”는 등 원색적 비난을 했다. 26일엔 바른미래당에 대해 “파멸 구렁텅이에 빠져들었다”고 비난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