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두번째 갑부 잡스 8년째 연봉 1달러 동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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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사진)가 8년째 공식 급여로 연봉 1달러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인 연간 순익이 1조원을 넘는 우량 기업이다. 14일 애플이 미국 증권당국에 신고한 보고서에 따르면, 잡스는 지난해 회계년도 동안 월급과 보너스를 합해 1달러만 받았다. 물론 스톡옵션을 간간히 받기는 했지만, 급여만 계산한 연봉은 1997년 애플로 복귀한 뒤 8년째 1달러다.

'아이팟'과 '아이맥'의 성공에 힘입어 애플의 지난해 매출(139억 달러)은 전년보다 68%나 늘었다. 순익은 13억3500만 달러로 지난 1976년 창사 이래 처음 10억 달러를 넘었다. 이렇다 보니 다른 경영진은 2005년 급여의 100%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았다. 티모시 쿡 최고영업책임자(COO)는 지난해 급여와 보너스를 합해 120만 달러의 수입을 거뒀다.

그렇다고 잡스가 무료로 봉사하는 건 아니다. 연봉 1달러는 어디까지나 CEO가 솔선수범한다는 상징적인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대신 스톡옵션과 보너스로 수천만 달러를 벌여들였다. 2003년엔 스톡옵션으로 1000만 주를 챙겨갔다. 2003년 말 10.69달러에 불과했던 애플 주가는 13일(현지시간) 현재 65.68달러로 6배 넘게 뛰었다. 시세 차익만 5억5000만 달러(5500억원)에 달한다. 2001년엔 전용 제트여객기 등을 포함해 9000만 달러 상당의 보너스를 챙겼다. 잡스는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갑부 순위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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