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도 안 끝났는데…충격적인 상암 경기장 잔디 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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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김진수가 볼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김진수가 볼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이란의 축구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장 잔디가 온전한 곳 없이 푹푹 파이는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9차전 한국-이란 축구 경기가 31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홈 경기인 만큼 경기 시작 전에는 관중석에서 대형 태극기가 나부꼈고 이란 축구팬들도 상암을 찾아 대형 이란 국기를 들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빅 매치임에도 불구하고 상암 경기장 잔디는 큰 말썽을 부리고 있다. 경기 전반도 끝나지 않았지만 경기장 곳곳은 성한 데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푹푹 패여있기 때문이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은 이날 경기를 위해 19일부터 21일까지 7000만원을 들여 그라운드 잔디 4분의 1가량을 교체했다.

하지만 29일 대표팀이 첫 훈련을 했을 때 그라운드 센터서클 부근 잔디에는 땜질 흔적이 남아 있었고 선수들이 잔디 위에서 훈련하자 여기저기 패임 현상이 일어나 차두리 코치가 잔디를 다시 심기도 했다. 결국 이란전이 치러지는 날 경기장 잔디는 충격적인 수준으로 패인채 전반전을 끝냈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대한민국 선수들이 수비를 보는 필드에 잔디가 많이 파여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대한민국 선수들이 수비를 보는 필드에 잔디가 많이 파여있다. [연합뉴스]

선수들은 잔디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그라운드에서 뛸 경우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충격 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축구공이 굴러가는 속도와 슈팅시의 느낌도 상당히 달라 선수들의 컨디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홈 경기인 만큼 좋은 잔디에서 뛰면 더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정팀 선수들보다 익숙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잔디 컨디션이 좋으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잔디 상태가 엉망이면 홈팀이나 원정팀이나 똑같이 악조건에서 경기를 치르는 셈이 된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올해 3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뛰는 게 정말 싫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승점13점으로 A조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이란을 잡으면 상황에 따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될 수도 있다. 한국-이란 경기는 JTBC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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