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던 시절 유리창을 깼어요” 15년전 잘못 고백한 편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철없던 시절 유리창을 깼어요” 사죄의 편지와 돈 25만원. [연합뉴스]

“철없던 시절 유리창을 깼어요” 사죄의 편지와 돈 25만원. [연합뉴스]

15년 전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 주인 몰래 유리창을 깨고 과자를 훔친 한 시민이 참회의 편지와 유리값ㆍ과자값 등의 변상금을 당시 가게 주인을 찾아 몰래 놔두고 사라졌다.

충북 보은군 보은읍에 사는 이모(56ㆍ여)씨는 최근 집 앞 우편함에 들어있던 편지를 발겼했다. 발신인 없는 편지에는 오래전 그가 운영하던 구멍가게 유리창을 깨고 과자를 훔쳤다는 한 시민의 참회의 글과 현금 25만원이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철없던 시절 유리창을 깼어요. 과자값과 유리값 25만원을 변상해 드립니다. 잘못했습니다. 후회 많이 했습니다”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이씨는 2000년부터 10년 남짓 보은여중고 후문 근처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했다. 밤이 되면 인적이 뜸해지는 그의 가게는 종종 출입문 자물쇠가 뜯겨 나가고 과자나 빵 등을 도둑맞는 일이 종종 발생했었다. 그때마다 이 씨는 철없는 아이들의 소행이려니 생각하고 신고하지 않았다.

이씨는 편지 사연을 2003년의 일로 기억한다. 당시 가게 문을 열려고 나왔더니 유리창이 깨지고 과자가 무더기로 없어진 일이 있었다.

당시 이씨는 손해가 적지 않았지만, 자비로 유리창을 보수하고 영업을 계속했다. 이씨는 “편지의 주인공이 당시 사건 때문에 오랜 시간 죄책감에 시달린 것 같다”며 “이번 일로 내가 큰 감동을 받았으니, 이젠 마음의 부담을 떨쳐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