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박 전 대통령이 정부 비판 JTBC 언짢아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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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 자리에서 JTBC의 보도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에서 19일 열린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 등에 대한 4차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의 피의자 신문 조서 등을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16년 2월15일 세 번째 개별 면담 당시 박 전 대통령이 ‘JTBC는 왜 정부에 대해서 이렇게 비판하느냐’며 외삼촌인 홍석현 당시 회장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홍 회장에게 ‘대통령이 언짢아 하신다’는 말을 전했고, 이후 두 분이 몇 차례 만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내용은 특검팀이 이 부회장을 상대로 신문하면서 제시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서도 드러났다. 3차 개별 면담 뒤 박 전 대틍령이 불러준 내용을 안 전 수석이 적은 내용이다.

특검팀은 “수첩엔 ‘SS’ ‘금융지주회사’ ‘은산분리’ ‘싱가폴 아일랜드 글로벌 제약회사 유치’ ‘JTBC’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며 “SS는 삼성을 뜻하며, 이 부회장이 독대 당시 삼성의 현안이었던 금융지주회사와 글로벌 제약회사 유치에 따른 세제 혜택 등을 언급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3차 독대는 30분 간 이뤄졌는데 상당시간을 JTBC의 보도 태도를 문제 삼는 데 썼다. 수첩에 나온 13가지 현안을 다 언급한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김선미·송승환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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