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수색한다더니 말뿐...스텔라호 실종 가족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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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서양에서 침몰한 한국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의 사고 실종자 수색이 중단됐다. 애초 외교부는 브라질 공군의 수송기로 사고 해역을 1차 수색한 뒤 2차 수색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12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2차 수색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사고총괄 외교부 부산 상황실 방문 조차 안해

지난 2일 오후 8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부산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완중 폴라리스쉬핑 회장은 “방금 외교부 재외국민안전과 영사국장에게서 브라질 공군 수송기로 2차 수색을 조만간 진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사고 해역은 현재 낮이고, 사고 발생 48시간 이내인 만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폴라리스쉬핑에 따르면 브라질 공군의 C-130 수송기는 지난 2월 오전 6시 30분(현지시각) 투입돼 3시간 동안 사고해역을 4구역으로 나눠 300마일 반경을 수색했다. 하지만 실종 선원을 발견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 소식을 들은 실종 선원 가족들은 2차 수색을 강하게 요구했고, 폴라리스쉬핑은 외교부와 해양수산부에 협조 요청을 수차례 요구했다. 외교부는 이에 2차 수색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그로부터 12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2차 수색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에 승선했던 문원준(26) 3급 기관사 아버지 문승용 씨는 “외교부와 해수부, 국민안전처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브라질의 협조를 끌어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1차 수색 종료 이후 2차 수색을 진행하겠다던 말도 다 거짓말이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사고를 총괄하고 있는 외교부 관계자는 부산에 마련된 비상상황대책반에도 내려오지 않고 있다. 문 씨는 “실종 선원 가족들을 부산에 보내놓고 정작 사고 총괄 부서인 외교부는 서울에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언론을 대상으로 브리핑하고 있다”며 “컨트롤타워도 없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골든타임을 계속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부산 사무실을 찾은 조승환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외교부 제2차관을 대책본부장으로 대책반을 꾸렸고 외교부 중심으로 사고 대응을 하고 있다”며 “외교부 뿐 아니라 해수부도 브라질과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협조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브라질에서 출발해 우루과이 인근 해역(브라질 산토스 남동방 1550마일)을 항해 중이던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0분쯤 선박 침수 사실을 폴라리스쉬핑의 부산 사무실부에 카카오톡 메시지로 발신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스텔라데이지호에는 선장·기관사·항해사 등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6명 등 24명이 탑승 중이었다. 이 가운데 필리핀인 선원 2명만 구조됐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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