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국가안보보좌관에 네이비실 출신 로버트 하워드 낙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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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설’에 휘말려 사퇴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후임에 로버트 하워드(60) 예비역 제독(중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미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내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사퇴한 지난 13일 밤 하워드에게 공식 제안을 했다. 하워드는 당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답했지만 곧 가능성이 크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하워드 전 중장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중부사령관(2010∼2013년)을 지낼 당시 2년간(2011∼2013년) 부사령관을 지내 매티스와 가까운 사이다. 이에 따라 하워드 전 중장이 기용되면 안보 분야에서는 매티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워드는 해군 특전단인 ‘네이비실’출신이다. 군 생활 대부분을 특수전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풍부한 대테러전 지휘 경험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NYT에 따르면 하워드는 체력도 뛰어나 아프가니스탄에서 포로 관리 작전을 지휘하던 당시 매주 수도 카불 외곽 산악 지역을 등산하면서 20살이나 젊은 동행들을 손쉽게 따돌렸다. 또 젊은 부하들과의 윗몸 일으키기 시합에서는 상대방이 구토하면서 포기할 때까지 계속하기도 했다.

하워드는 군인 아버지를 따라 이란에서 10대 시절을 보내 이란의 페르시아어에 능통하다. 하워드는 1979년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네이비실에 자원, 네이비실 3팀 소대장을 시작으로 해군 특수전개발단(DevGru, 네이비실 6팀) 작전장교, 해군 특전단 제1 전단장, 아프가니스탄 파견 특수임무부대장, NSC 전략방위국장, 국가대테러센터(NCC) 선임 전략관,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부사령관, 중부사령부(CENTCOM) 부사령관 등을 거쳤다.

하워드 전 중장은 9·11테러 이후 미국의 정보기관 역량이 커졌지만 ‘이슬람국가(IS)’의 발호를 미리 막지 못한 것은 큰 실패라고 지적하는 등 미국의 테러 정책에 비판적 시각이 있다. 그는 9·11 사태 직후 아프가니스탄 침공전에 참가, 반군 세력 탈레반과 테러 조직 알카에다 추적 섬멸작전 등을 담당한 특수 임무부대(‘K-Bar’)를 지휘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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