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골프 황제 PGA 최다승 목표가 더 현실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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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호 25면

타이거 우즈(41·미국·사진)가 지난 5일 끝난 히어로 월드챌린지에서 약 16개월 만에 복귀했다. 우즈의 순위는 17명 중 15위였다. 그러나 골프계는 대회를 끝까지 마친 것 자체를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희망적인 신호는 더 있었다. 우즈는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버디 24개를 잡았다. 스윙도 부드러워졌다. 이병옥 JTBC골프 해설위원은 “예전의 강력한 스윙 쇼를 하는 것 같던 우즈가 지금은 부드러운 스윙을 하는 것 같다. 부상 위험도 적고 스코어 내는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스윙 매커니즘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 골프채널 해설가인 브랜들 챔블리는 “우즈는 분석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스윙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골프에 종종 나타나는 지나친 분석에 따른 기능 저하(paralysis by analysis)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복귀한 뒤 우즈는 이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한결 편한 스윙을 하는데도 드라이브샷 거리가 길었고 아이언샷은 정교했다. 퍼트도 날카로웠다. 반면 우즈는 프로 선수는 해서는 안 되는 큰 실수인 더블보기를 참가자 중 가장 많이(6개) 했다. 라운드마다 전반에는 성적이 좋고 후반 타수를 잃었다. 체력문제로 볼 수 있다.


우즈는 대회를 마친 후 “이번 대회에서 보기와 더블보기를 하게 한 실수들을 없앨 수 있다. 내년 1월 다시 대회에 참가하고 마스터스 이전까지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우즈는 또 “메이저대회 최다승인 18승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즈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즈는 메이저대회 14승을 기록 중이다. 우즈가 메이저 최다승을 이룰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어렵다고 본다.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지만 다승을 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우즈의 복귀전인 히어로 월드챌린지는 정식 대회가 아니라 이벤트 경기였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하지 않는다. 코스는 쉬웠다. 컷이 없는 대회여서 부담도 적었다. 우즈 외의 참가 선수들은 대부분 한 달 정도 쉬다 나와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였다.


우즈의 기록 달성이 어려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이다. 우즈는 1975년 12월 30일 생이다.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었고 흰머리도 보이기 시작했다.


골프는 격렬하지 않지만 다른 스포츠처럼 나이가 중요하다. 우즈가 차지한 마지막 메이저 우승컵은 2008년 US오픈이다. 벌써 8년이 넘었다. 1960년 이후 남자 메이저대회 우승자의 평균 나이는 32세다. 21세기 들어 40대 선수의 메이저 우승은 5번에 불과했다. 페어웨이가 딱딱해 런이 많이 생기고, 이 때문에 파워가 덜 중요한 디 오픈에서 4차례 40대 우승자가 나왔다. 다른 메이저대회에서는 우승이 쉽지 않다.


예외는 있다. 잭 니클라우스는 1986년 46세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톰 왓슨은 만 59세에 역시 디 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했다.


그렇다 해도 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는 뚜렷하다. 나이가 들면서 파워도 줄어들지만 집중력도 떨어진다. 특히 퍼트 능력이 하락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메이저대회에서 베테랑 선수도 끝까지 버티기가 쉽지 않다.


우즈가 노려야 할 것은 메이저 최다승 보다는 PGA 투어 최다승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우즈는 현재 PGA 투어 79승을 기록했다. 최다승 기록은 82승(샘 스니드)이다. 4승을 더하면 된다. 출전 선수의 수준이 메이저대회보다 낮고 대회 수 자체가 많은 일반대회 우승이 더 쉽다. 은퇴 전까지 4승을 더해 83승 고지에 오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그 중 한 두 개가 메이저대회라면 금상첨화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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