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20일 준비 기간 동안 준비만 하면 국민께 죄송"…이른 수사 개시 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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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 수사의 특별검사로 임명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비선실세’'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 수사의 특별검사로 임명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달 30일 임명된 박영수 특검이 이번 주 내에 특검보 인선을 마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특검은 1일 오전 9시쯤 서울 서초동의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특검으로 임명된 이상 준비 기간인 20일 동안 준비만 하는 것은 국민들께 죄송한 일이다. 이번주 내로 특검보 임명을 마칠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법을 잘 살펴보니 준비기간 안에 수사를 못한다는 규정은 없었다. 꼭 사람을 불러서 조사하는 것만이 수사가 아니고, 그간의 수사기록을 읽어보는 것 등 할 수 있는 한 빨리 수사를 시작하겠다"고도 했다.

박 특검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이 지금까지 수사해온 자료도 될 수 있는 한 빨리 인수인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준비할 것이 많고 복잡해서 빠른 시일 내에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접촉해 자료를 받고 수사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대 40명까지 파견받을 수 있는 특별수사관들은 현역 검사 위주로 꾸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 특검은 이날 특별수사관 지원자가 많느냐는 질문에 "변호사들보다는 현역 검사들 중에서 '이런 수사에 한 번 참여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 분들이 꽤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제 밤에는 잘 잤나.
"잠을 설쳤다."
왜 못 잤나.
"어려운 사건을 맡았다. 수사를 많이 했지만 이번 만큼 부담되는 게 없었다."
특검보는 정했나.
"지금 구상 중이다."
검찰과는 연락했나.
"아직 안했다. 가까운 시일 내 만나서 수사 상황도 듣고 인수인계를 논의할거다."
특별수사관 등 특검에 지원하는 사람이 많나.
"현재 광범위한 접촉은 안했다. 현역 검사 중에는 이런 수사를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분들 계신다. 다만 변호사들은 부담이 돼 고사하는 분들도 있다."
아는 법조인들이 많지 않나.
"나와 가깝다고 선임하는 건 아니다. 의지와 사명감을 갖고 끝까지 파헤치는 끈기와 분석력이 있는 분으로 선택할 거다."
(2012년 대선 때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한)윤석열 검사는 어떤가.
"그 분만 딱 집어서 왜……."
준비 기간에 가장 중점 두는 부분은.
"특검보 인선이다"
언제까지 끝낼 건가.
"이번주 내로 끝낼 생각이다."
그렇게 빨리 하나.
"빨리 해야 한다. 임명돼서 20일이나 준비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죄송하다."
준비되면 바로 수사 시작하나.
"특검법을 살펴보니 준비기간에 수사 못하는 규정 없더라. 수사 할 시스템과 인력 문제다. 누구 불러야만 수사하는게 아니다. 수사기록 읽는것도 수사인 만큼 최대한 빨리 시작한다."
검찰 접촉은 언제 할 건가.
"우선 특수본과 상황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정말 필요하면 모여서 토론도 하고 그럴 예정이다."
오늘 일정은.
"아직 못 정했다. 오늘 총리실 가서 임명받아야 한다. 빠른 시일내 특수본부장 접촉하고 수사방향 잡을 거다. 수사기록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준비할 게 많고 복잡하다."
총리실은 언제 가나.
"오후가 될 것 같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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