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 첫 금메달 양정모 40주년 기념행사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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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양정모(가운데) 선수 [중앙포토]

오는 8월 1일은 레슬링 자유형 양정모(당시 23세)선수가 건국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날이다. 1976년 열린 제 21회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다. 금메달이 확정된 것은 76년 8월1일 한국시간 오전 9시27분이다.

레슬링 자유형 62㎏ 급 결승리그에서 숙적인 몽골의 오이도프, 미국의 존 데이비스를 물리친 것이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양 선수는 코치들과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 TV는 정규방송을 멈추고 긴급뉴스로 내보냈고, 신문들은 호외를 찍는 등 전국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꼭 40년 만인 오는 8월 1일 오후 2시 양 선수의 고향인 부산시 중구 동광동 40계단 앞에서 ‘양정모 선수 건국 최초 올림픽 금메달 획득 4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 양 선수의 생가는 행사가 열리는 이 40계단에서 위쪽으로 300여m 떨어져 있다. 생가는 지금은 집이 없는 공터로 남아있으며, 곧 동사무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양 선수는 이 40계단을 오르내리며 자체 훈련을 했다고 한다. 40계단은 6·25전쟁 직후 피란민들이 식수나 물품 등을 이고 지고 힘겹게 오르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기념행사는 양정모 금메달 4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가 마련한다. 위원 40명으로 구성된 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은 한 때 양 선수의 레슬링 후배이자 지금은 서예 스승으로 있는 김동욱(63·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씨다.

준비위원회는 이날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묵념, 금메달 딸 당시의 감격스런 순간 설명 등을 한다. 또 김은숙 부산 중구청장이 40계단에서 양정모 생가까지 300여m를 ‘양정모 거리’로 선포하고 양 선수에게 꽃다발을 증정한다. 이어 김성희 난타, 김옥순 태극무, 김채욱 색소폰, 노래하는 서예가 양영희씨 축가 등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김 준비위원장은 광목에 금메달을 딸 당시의 태극기를 재현해 양 선수의 기념 글을 받기로 했다. 행사장에는 양 선수의 기록 사진도 전시된다.

이날 행사에는 유인탁·김원기·하형주·손갑도 등 레슬링 선수 출신 20여 명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양 선수를 축하한다.

양 선수는 선수생활을 마치고 국가대표팀 감독, 조폐공사 감독 등 지도자 생활을 하다 부산에 내려와 취미인 사진·서예에 몰두하고 있다. 재능기부 공동체인 ‘희망나무커뮤니티’이사장으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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