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문화원사건 재판장 이재동 부장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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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피고인들이 혈기왕성한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톤높은 주장을 펴리라 예상은 했지만 방청객들까지 소요를 일으킬 줄은 몰랐읍니다. 더우기 배움의 길에 있는 학생들로서 자기만이 옳다는 주장은 버려야 합니다.』
서울미문화원사건에 대한 첫공판이 소요로 연기된 후 재판장인 이재훈부장판사(43)는 법관생활 13년동안 이 같은 일은 처음 겪었다며 곤혹스런 표정이었다.
『이 같은 소요사태에 대한 법원의 대응책이 없어 가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건 성격상 피고인들이 의사표시를 몹시 갈망하고 있는 것 같아 인정신문에 앞서 참을성 있게 그들의 말을 경청했고 앞으로도 피고인들의 주장을 최대한 들어주도록 분위기를 유지할 생각이나 피고인들과 방청객들이 재판을 방해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리하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공판과정에서 그들의 주장을 펼 수 있을 것입니다.』
재판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도 이에 못지 않다는 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부장판사는 서울대법대를 졸업하던 해인 64년 사법시험 4회에 합격, 70년 서울지검 인천지청 검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디딘 후 법관으로 전직, 72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용되면서 사법부에 몸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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