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가뭄 속 단비…쿠웨이트서 3조6000억원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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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한국가스공사가 쿠웨이트에서 3조6000억원에 달하는 해상 터미널 공사를 수주했다. 사진은 2005년 쿠웨이트 해상터미널 현장. [사진 중앙포토]

극심한 해외건설 수주 가뭄 속 단비다. 오래간만에 대규모 수주 낭보가 날아왔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KNPC)가 발주한 총 29억3000만달러(3조6000억원) 규모의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공사’를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간사인 이 공사의 지분은 현대건설 15억2000만 달러(1조8500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3억9000만 달러(1조70억원), 한국가스공사 1200만달러(145억원)이다.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공사’는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에서 남쪽으로 90km 떨어진 알주르지역에 하루 30억㎥의 가스를 액화처리하는 재가스화(Regasification) 시설과 22만5000㎥ 규모의 LNG 저장탱크 8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해안접안시설을 설치하는 토목공사도 함께 진행된다.

현대건설은 이 중 LNG 저장탱크와 해안접안시설 공사를 수행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재가스화 플랜트 건설을 담당한다. 시운전과 발주천 운전 교육은 한국가스공사가 맡는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58개월로 2020년 준공 예정이다.

이번 수주에는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쿠웨이트 등 중동 순방 시 펼친 경제외교가 크게 한 몫 했다.

대통령 순방 이후 정부 경제외교 지원을 통해 지난해 10월 현대건설을 비롯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총 46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NRP 정유공장’ 수주에 성공해 한국 건설업체의 위상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 수주한 공사 역시 2014년부터 진행된 입찰이 저유가 여파로 상당 기간 지연됐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이후 입찰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이번 수주에 밑거름이 됐다.

이번 수주에는 현대차그룹 건설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작용했다.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쌓아온 풍부한 플랜트·인프라 공사 수행 경험과 우수한 기술력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우수한 화공플랜트 설계 역량이 더해져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번 수주로 중동 신규 수주의 물꼬가 터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은 “이번 쿠웨이트 공사 수주는 저유가 여파로 중동 지역 수주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질의 공사를 따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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