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유대교인은 개종 대상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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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가톨릭은 유대교인을 개종시키려 하지 말라.” 10일 바티칸의 타종교관계위에서 내놓은 문서의 한 대목이다. ‘하느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다’는 제목으로 가톨릭-유대교 간에 해결되지 않았던 신학적 질문들에 대해 탐구한 내용이 담긴 문서다.

 여기엔 또 “오랜 의심과 갈등의 역사가 있지만 기독교와 유대교는 깊이 연관돼 있고 기독교인들은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을 세심함으로 대해야 한다”는 당부가 있었다. “유대교도 유일신을 믿는다고 봐야 한다”며 “유대인의 구원은 개종이 아닌, 스스로의 임무를 존중하는 데서 나온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 “유대교는 단순히 또 다른 종교로 간주되지 않을 것이며 유대인은 대신 우리의 손위 형제들”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문서는 1965년 교황 바오로 6세의 ‘노스트라 아에타테’(우리들의 시대에’란 의미, 유대교와 기독교 간 화해 선언)의 50주년을 맞아 나왔다. 이날 바티칸의 기자회견장엔 랍비들도 초대됐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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