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 ‘기호 3번’ 얘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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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호

“많이 나오면 (현역 의원) 30명은 나올 테니 (내년 총선 때) 우리가 기호 3번은 되겠지.”

안철수 지지 의원, 자문 대상은
당내 김한길·문병호, 학계 한상진
호남 비주류 의원과도 자주 접촉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의 진로를 묻자 같은 당 문병호 의원이 6일 “탈당밖에 더 있느냐”며 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새정치연합 창당 직후 안철수 당시 공동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있었던 최측근이다. 그런 문 의원이 “ 안 의원의 탈당은 막을 수 없다”며 ‘기호 3번’까지 언급할 정도로 측근들을 통해 본 기류는 심상찮다. 현역 의원 숫자에 따라 새누리당(기호 1번), 새정치연합(기호 2번)에 이어 ‘탈당파 신당’이 기호 3번은 될 수 있을 거라는 뜻이다.

 안 의원의 조언 그룹은 크게 세 갈래다. 당 공동대표로 있을 때 인연을 맺은 김한길(전 공동대표) 의원과 문병호·최재천·최원식·송호창 의원 등 현역 의원 그룹이다. 이들은 이종걸 원내대표나 호남 비주류와 접촉하고 있다. 또 다른 조언 그룹은 외곽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태규 부소장과 김도식 수석보좌관 등 보좌진이다. 서울대 한상진 명예교수 등 학계 인사들도 자문 대상이다. 비주류가 주최한 ‘혁신 토론회’에서 기조 발제를 맡아 ‘문재인 대표 체제 붕괴와 야권 개편론’을 주장했다. 안 의원 측은 “비주류와 사전에 계획을 짜고 움직이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비주류 의원은 “안 의원이 문 대표를 향해 최후통첩을 하기까지 당 안팎의 인사들과 상당한 의견 교환을 나눴다”고 전했다.

 역시 비주류로 분류되는 강창일 의원은 "안 의원이 당을 나가면 (측근 외에) 호남 의원들도 우르르 몰려나가 파괴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구·이지상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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