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영천서 불산 포함된 화학물질 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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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낮 12시40분쯤 경북 영천시 금호읍 원기리 한 실리콘 제조업체 공장에서 불산과 질산 등으로 이뤄진 화학물질이 유출됐다. 유출 직후 영천시와 소방당국은 공장 300m 주변 2개 마을에 대피령을 내려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반경 2㎞내 교통도 통제했다. 소방당국과 공무원 등 250여명은 모래 등으로 방제 작업을 벌였다. 화학물질은 2시간 뒤인 이날 오후 2시40분까지 계속 유출됐다. 흡입 등 사고에 따른 사상자는 없었다.

화학물질은 공장 내 10t 크기의 저장탱크 옆 배관에서 최초 유출됐다. 배관이 파손되면서 노란색을 띠는 가스형태의 화학물질이 연기 형태로 흘러나왔고 이를 본 주민이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방제작업 중인 영천시 한 공무원은 "오전 10시부터 노란색 물질이 가스형태로 유출되는 모습을 봤다는 주민의 말이 있다"며 "저장탱크에서 화학물질을 끄집어내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 2차 유출을 막은 상태다"고 말했다.

이 화학물질은 불산 5%, 질산 60%, 물 35%로 이뤄져 있다. 화학안전관리단에 따르면 화학물질은 원액이 아닌 희석액이다. 직접적으로 인체에 닿거나 많은 양을 한번에 흡입 하지 않으면 인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송세경 화학안전관리단 단장은 "얼마나 많은 양이 유출됐는지, 오염 상황은 어떤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측정장비를 챙겨 연구원들이 사고 지역 일대를 분석 중"이라며 "현재 상황으론 화학물질이 희석액이어서 구미 불산 사고같은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확률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유출된 화학물질은 사고 공장에서 공업용 실리콘을 제조하면서 제품 불순물을 씻어내는 용도로 사용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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