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1800명 목숨 앗은 허리케인, 닷새 무슨 일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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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재난, 그 이후
셰리 핑크 지음, 박중서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720쪽, 2만2000원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탈리나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를 덮쳤다. 그런데 카탈리나는 다행히 예측보다 세기가 약했다. 그런데 1800명이 사망했다. 당시 뉴올리언스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의사 겸 기자인 저자는 2007년부터 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카트리나의 피해를 입은 병원 및 요양원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메모리얼 병원을 중심에 두고서다. 6년에 걸쳐 수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과 500회 이상 인터뷰를 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뉴욕 타임스 매거진과 탐사 뉴스 전문 사이트인 프로퍼블리카에 게재한 기사(The Deadly Choices at Memorial)로 저자는 2010년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책은 기사에 인터뷰 내용을 더해 나왔다.

 예고된 허리케인이 상륙하고, 갇힌 사람들이 구조되기까지 딱 5일이 걸렸다. 그동안 메모리얼 병원에서도 45명이 사망했다. 정부의 대처 능력은 떨어졌고, 병원에는 사고 대응 지휘 체계가 없었다. 각종 유언비어가 돌았고, 의사들은 일부 환자를 안락사시키기까지 해 문제가 됐다. 최근 국내를 습격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떠오르게 한다. 재난은 왜 반복되는지 이 책이 말해주고 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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