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입맛 맞는 홍콩 행정수반 직선제 부결

중앙일보

입력

홍콩 입법회(국회격)가 18일 오후 정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 개혁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8표, 반대 28표, 기권 1표로 부결시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친중국파 의원들은 표결 직후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퇴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즉각 인터넷판에 논평을 싣고 “홍콩이 금융의 도시, 패션의 도시에서 세계의 ‘혼란의 도시(亂都)’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홍콩 정부가 입법부에 제출한 2017년 행정수반 선거안은 1200명으로 구성된 후보 추천위원회 과반의 지지를 받은 후보 2~3인에게만 최종 후보 자격을 부여한 뒤 ‘1인 1표’의 직선제로 홍콩 행정 장관은 선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선거안은 친(親)중국 성향의 추천위원회를 통한 반(反)중국 성향 인사의 입후보를 차단하려는 방안이라며 지난해 대규모 ‘우산혁명’을 촉발했다.

이날 선거안 부결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현행대로 1200명 선거위원회를 통해 선출하는 간선제가 유지된다. 이날 표결에는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27명 이외에 의료계 대표 의원인 량자류(梁家?)가 반대표를 던졌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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