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계속운전 승인 신청 … 미국은 만료 10년 전부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2012년 11월부터 가동 중단된 월성 1호기. [중앙포토]

오래된 원전은 안전할까. 캐나다는 석유·가스·수력 등 부존 자원이 풍부해 세계 5위의 에너지 생산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량의 15% 가량은 원자력에 의존한다. 원자력은 친환경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원전 19기가 운영 중인데 이 중 9기가 설계수명(30년)이 지난 뒤에도 운영 중이다. 미국은 원자력 발전이 전체 발전량의 19%에 달한다. 전체 99기 가운데 75개가 40년을 넘겨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다. 17개는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12일 열리는 원자력위원회가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여부를 승인할지를 두고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안전성이다. 월성 1호기는 캐나다 캔두사가 개발한 중수로를 쓰고 있다. 계속운전을 염두한 대규모 설비 개선 작업도 캔두사에서 맡았다. 839일이 걸려 2011년 7월 끝냈다. 380개의 핵연료다발과 760개의 연료공급 튜브를 갈았다. 캔두사의 제리 홉우드 부사장은 “디자인 설계상 60년까지 운영이 가능한데, 원자로 핵심인 엔진 자체를 교체하고 주요 부품을 모두 바꿨기에 새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환경단체 등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통해 원전의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며 “자료 접근권을 보장하고 시민단체와 공개 토론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성 1호기에 대한 결론이 미뤄지고 가동 중단까지 오게 된 이유는 뭘까. 한국은 설계수명이 만료되기 2~5년 전에 계속운전 승인을 신청한다. 대규모 설비 개선과 주민 설득 등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관련 법상 만료 20년 전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캐나다는 허가기간이 만료되기 10년 전부터는 계속운전을 염두에 둔 정비 작업이 시작된다. 연장 운영이 시작된 후에도 5년마다 다시 허가를 받는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반핵 단체들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요구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지적 재산 유출과 관련된게 아니라면 공개해야 한다”며 “단체들도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주장을 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의 수용성을 고려해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검증과 토론이 가능하도록 지금보다 일찍 계속운전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유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