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재무·법무장관 “유대기본법은 나쁜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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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스라엘을 ‘유대민족의 국가’로 한정해 아랍계 이스라엘인을 사실상 ‘2등 민족’으로 명문화하는 ‘유대기본법’의 의회 의결이 일단 연기됐다.

 당초 이 법안은 26일 의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정(聯政)에 참여한 중도 성향의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과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나쁜 법이다. 이 법이 의회를 통과하면 연정이 붕괴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긴급회의를 열고 의결을 1주일 연기한다는 결정을 했다.

 연정은 68석(전체 120석)인데 이 중 라피드 장관이 이끄는 정당이 19석, 리브니 장관이 이끄는 당이 6석을 차지한다. 두 정당이 연정에서 탈퇴하면 과반을 한참 밑도는 43석에 불과해 정부가 무너진다. 선거를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의 파트너들이 동의하든 안 하든 의회 의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가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현 내용의 법안으론 의회 통과가 어렵다는 걸 아는데도 드라이브를 거는 건 이 참에 연정 파트너를 우익 성향의 정당들로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스라엘 경찰은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인 2명을 공격한 아랍계 3명을 체포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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