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난이도 조절에 또다시 실패했기 때문이다. 가채점 결과, 자연계 수험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B형의 만점자 비율이 4%를 넘을 것이라 한다. 한 문제만 틀려도 1등급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국어 A형의 1등급 기준선과 영어의 1등급 컷은 각각 97점, 98점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현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수능 변별력이 사라지자 논술 등 수시모집에 인원이 대거 몰려들었다. 이에 따라 관련 사교육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변별력 확보와 사교육시장 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다.
2012년 이후, 과목당 만점자를 1% 내외로 나오도록 하는 ‘쉬운 수능’은 정부의 일관된 기조였다. 수능이 쉬워야 학교 교육 만으로도 수능에서 좋은 점수 받을 수 있고, 그래야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올해 수능의 주요과목 만점자수는 무려 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논술과 면접 등 다른 사교육 요소에 대한 의존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평가원이 수능 난이도 조절에 계속 실패하자, 사회 곳곳에서는 수능을 절대평가로 바꾸고 출제방식을 문제은행식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능을 최소 자격기준으로만 삼고, 학생부 등 다른 요소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총리실 직속기관으로 교육부의 예산지원을 받으나, 정작 관리 감독은 받지 않는 평가원의 위상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