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언젠가는 궤도수정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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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방콕=김옥희특파원】전두환 대롱령은 5일『이 시점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험하고 통일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는 김일성과 그를 세습해 이어받을 그의 아들 김정일』이라고 선언했다.
전대통령은 이날 낮 12시30분(한국시간 하오2시30분) 태국 외신기자클럽이 라마타워 호텔에서 주최한 오찬을 겸한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오늘의 상황에 관련 ,강대국들도 조속한 평화정착을 희구하고 있다』고 지적, 『김일성은 이 같이 강력한 평화희구의 압력하에서 한국과의 대화시작은 북한내부의 체제에 대한 위협이며 대화의 거절은 국제적 고립의 자초이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전대통령은 김일성이 우리의 1·12 제의와 6·5 제의를 외면하면소서 우리와의 대화를 거절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그것은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우리측의 평화제의를 김일성이 쉽게 수락하기 어려운 이유를 ▲김일성은 북한에서 거의 종교적이라고 할 수 있는 철저한 개인 숭배체제와 아들 김정일로 이어지는 세습체제를 구축해 놓았고 북한의 전체주의적 독재체제와 사회가 외부세계에 노출되고 개방되었을 때 나타나는 체제붕괴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전 대통령은 스탈린과 모택동 등의 개인우상화를 강요했던 소련이나 중공에서 이들의 사후에 합리성과 실용주의적 경향이 싹틀 수 있었음을 지적 길게 보아 북한도 결국은 합리성과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경향으로 기울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본인의 예상』이라고 밝혔다.
전 대통령은 『어느 시점에 가서 김일성도 자신의 궤도를 수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고 지적, 『나는 그러한 상황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인내로써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열번 찍어 안 넘어갈 나무가 없다는 속담대로 본인은 굳게 닫힌 북한의 문을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두드리면서 한편으론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지 못하도록 충분한 억지력을 유지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5개국 순방 목적은 ▲이들 국가의 현황과 이 지역의 정세를 파악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것 ▲아세안 회원국들과 보다 더 긴밀하고 폭넓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리의 진지한 결의를 전달하려는 것 ▲아세안에 소속하는 각 국들과 개별적으로 상호협력관계를 확대하고 심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대통령은『이번 여행에서 본인과 회담한 아세안 지도자들이 협력확대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관해 본인과 의견이 일치했다는 사실을 여러분에게 알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심화하고 공동으로 번영을 추구하는 새시대가 개막되기를 희망한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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