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칼럼] 건강 챙기고 효도하며 알찬 방학 보내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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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새 학기를 시작하며 너희를 기다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무더운 여름방학이 됐네. 얼굴은 보지 못하지만 사이버 화상수업을 통해 10명이라도 얼굴을 보니 즐겁다. 나머지 21명의 친구도 즐거운 방학생활을 하고 있겠지? 날이 더운데 다들 건강한지 모르겠구나. 선생님도 계속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이겨낸단다. 우리 아이들이 방학 전에 세운 계획대로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선생님이 여름방학에 여러분에게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첫째는 방학 동안 여러분이 건강을 챙겼으면 좋겠다.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으로 건강을 다스리면서 음식은 골고루, 수분은 충분히 섭취한다면 보다 활기차고 신나는 여름방학이 될 수 있을 것이야. 요즘은 집에서도 재미있는 것이 많지. TV·컴퓨터게임·스마트폰 등 신나고 흥미로운 것이 많아.

 하지만 그런 것보다 몸을 움직여 보는 게 어떨까? 돌이켜보면 선생님이 어렸을 때는 하루 종일 밖에서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날이 많았던 것 같아. 굳이 운동을 하지 않아도 놀이를 통해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협동심을 길렀지. 매일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경험해 보니 더 많은 것을 알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어. 그 어린 시절의 소중한 경험이 건강하게 생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단다.

 선생님이 산에서 산토끼를 잡았던 이야기 기억나니? 선생님이 동네 친구들이랑 일주일 동안 작전을 짜서 산토끼를 잡았던 이야기에 너희는 너무 재미있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지. ‘어떻게 산토끼를 잡았을까?’라는 질문에 신이 나 너도나도 잡는 방법을 발표하던 너희 모습이 기억나는구나. 선생님 어린 시절에는 평범한 일들이 지금은 너무나도 신기한 이야기가 됐구나.

 교실에서 말로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선생님도 너무 안타까웠단다. 여름방학이 끝나면 산에 가서 직접 산토끼를 잡는 함정을 만들어 보자꾸나. 선생님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 중 대부분이 여름방학에 생긴 일이다. 너희도 무언가를 직접 해보며 여름방학의 추억을 만들어 보지 않을래? 공부할 게 너무 많아 제대로 뛰놀 시간조차 없는 너희를 보면 선생님은 항상 안타깝단다.

 둘째는 여러분이 효도를 했으면 한다. 너희 모두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 잘 알고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직접 전해드렸으면 한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면 상대방의 기쁨은 두 배 이상이 된다. 선생님이 ‘부모님 안마해주기,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하기, 부모님 발 씻겨주기’ 같은 숙제를 내줬던 기억이 나지? 대부분의 부모님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단다. 너희가 효도해서 부모님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면 큰 성공이란다. 겉으로는 많은 표현을 하지 않지만 사실 속으로는 너무 좋아하는 것이 부모님의 속마음이야.

 효도는 어려운 것이 아니야. 특별한 선물을 사드리는 것보다는 평범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중요하단다. 부모님 말씀 잘 듣기, 심부름 잘하기, 동생과 싸우지 않기, 반찬 투정하지 않기, 혼자 양말 신기 같은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효도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화다.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하루에 있었던 일을 같이 이야기한다면 굉장히 좋아하실 거야. 특히 아버지들은 겉으로는 안 그런 척해도 속으로는 무척 좋아하신단다. 어느새 방학의 반이 지났구나. 사랑하는 제자들아 남은 방학 잘 보내기 바란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내일은 보다 큰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방학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해 소중한 추억을 안고 만났으면 좋겠다. 개학하면 더욱 씩씩한 모습으로 예쁜 추억을 함께 만들어 보자. 선생님도 남은 기간 여러분이 좋아할 것들을 잔뜩 준비해 놓으마. 사랑한다 그리고 보고 싶다.

임승규 (천안 월봉초 교사)

너희를 사랑하는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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