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지수상의 물가는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가계에서 실감되는 물가는 몹시 오름세를 보여 물가 지수와 현실과의 괴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금년 들어 10월말까지 도매 물가 지수는 6·4%, 소비자 물가 지수는 9·0%가 오른데 불과하나 그러나 일반 가계에서 많이 쓰는 생필품 값은 10∼20%의 등귀율을 보이고 있으며 값이 내리거나 보합세인 것보다도 오른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일반 가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35개 생필품의 지난 9개월간의 소비 가격 경향 (기획원 조사)을 보면 값이 내린 것이 고추·감자·김 등 4개 품목, 보합세인 것이 밀가루·석유·간장·라면·두부 등 9개 품목인데 반해 값이 오른 것은 주식인 쌀을 비롯하여 배추·연탄·무우·광목·소금 등 23개 품목이나 된다.
값이 오른 품목 중엔 무우의 99·0%를 비롯하여 광목 48·1%, 사과 40·7%, 콩 38·6%, 멸치 36·4%, 쇠고기 35·5%, 배추 33·3% 등 30% 이상이 오른 것도 있으며 쌀은 14·3%, 콩나물은 20·0%, 소금은 10·3%가 올랐다. 이렇게 가정에서 많이 쓰는 생필품이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지수가 1월부터 10월까지 도매 6·4%, 소비자 9·0%의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물가 조사 품목과 방법, 또 가중치 등이 현실과 다른 거리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물가 지수 개편 때마다 쌀·보리쌀·달걀·사과 등 음식품의 가중치를 낮춰 왔는데 금년엔 이런 음식품 값이 가장 많이 오름으로써 물가 지수와 가계 물가와의 괴리를 더욱 벌어지게 한 것이다.
10월말 현재 전국 소비자 물가의 식료품 비는 작년 말보다 10·8% 상승된데 비해 식료품이외의 전 품목은 7·0%가 올랐다.
정부는 이런 물가 지수와 현실 가계와의 괴리를 줄이기 위하여 내년부터 기준 연도를 현 70년에서 75년으로 바꾸면서 각 품목별 가중치를 개편하고 ②조사 대상 품목도 현 도매 5백23개, 소비자 3백38개에서 각각 1백개 품목씩을 더 늘릴 계획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