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심상찮은 중국 경제, 철저하게 대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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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엎친 데 덮쳤다.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우리는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이 대요동을 치고 있는 판에 중국 경제가 대단히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어서다. 미국의 출구전략보다 중국이 더 큰 문제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중국 경제는 예년 같지 않았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던 데다 올해 경제전망치가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의 지방정부 부채와 비은행권 대출(그림자 금융)의 부실 문제가 화약고로 등장한 데다 몇 달 전에는 중국 1, 2위의 태양광업체가 파산하는 등 기업 부실도 표면화됐다.

 이런 판에 신용경색 우려가 증폭되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다. 단적인 예가 최근 단기자금 금리의 급등이다. 엊그제 7일물 레포금리(은행 간 금리)가 10.8%로 마감됐지만 장중 한때 28%까지 치솟았을 정도였다. 10.8%만 해도 2006년 이후 평균치인 2.7%의 다섯 배에 가까운 고금리다. 중앙은행의 긴급자금 지원설, 중국발 금융위기의 임박설까지 돌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의 대처 여하에 따라 신용경색 우려는 조기 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성장 둔화세는 불가피하기에 우리 경제는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올 들어 수출이 부진한 판에 중국 성장의 둔화로 수출이 혹여 감소세로 돌아선다면 올해 우리는 2%대의 저성장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의 비상한 대처를 당부하는 이유다. 중국 경제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중국 경제의 전개과정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