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없는 삶

신춘「중앙문예」단편소설 당선작

썰렁한 계사와 비교되어 어머니의 키가 한 뼘은 더 작아 보였다. 모처럼 작심한 양계를 장마로 망치고 아버지가 받은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그때서야 나는 아버지가 군청에서 미끼로 던

세월의 장을 넘기는 마음

기사년 한 해가 다 저물어 간다. 불과 사흘만 지나면 이 한해 뿐만 아니라 80년대라는 한 시대가 끝난다. 그래서 이 세밑은 우리 모두에게 각별한 감회를 주는 것 같다. 유구히 흐

여성정치-여성시위를 「역사의 들러리」로 보다니...

며칠 전 저녁 9시 뉴스시간에 모방송의 주미특파원이 해방 후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과 생활을 담은 필름을 입수, 보여주면서 여학생과 아주머니들이 시위하는 장면에서『여학생들은 멋모르고

민주시장 이대로 좋은가(10)|이기주의 "남이야 어찌됐든 내것부터 챙기자"

『솔직히 말해 나 자신은 아직 한국엘 가보지 못했지만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조금은 짐작하고 있지요. 일본인인 내 아내가 작년에 한국여행을 했었거든요. 아내가 한국여행에서 경험한 제

김주영

지금은 낯설지 않은 말이 된 여소야대의 13대 국회가 개원된지도 이번 달로 1년2개월을 맞게된다. 1년2개월 전, 13대 국회가 성립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적지않은

전국 주부백일장 장원 작품|어머니

『엄마 이게 내 방이야?』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아이는 믿기지 않는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자, 책은 책꽂이에 꽂고 장난감은 이렇게 종류대로 바구니에 담고 이제는 옷도 혼자 찾아입을

(하)문명 세계 부럽지 않은 원시 인디오|본사 파견 탐험대 김상도 기자 동행 취재

탐험대가 최종 목적지인 원시 인디오 마을 우르코미라노를 향해 출발한 것은 탐험 시작 꼭 1주일째 되는 날 아침이었다. 고장난 보트는 「알렉스」가 남아 고치게 하고 사고가 날 뻔한

신년특집4|고은에세이|어찌 사랑하지 않으랴 나의 조국

시인 고은씨가 올해 본지에 월 2회씩 『고은에세이』를 연재합니다. 고씨는 우리의 산하를 다니면서, 또 우리의 정치·사회·문화 속의 일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을 맑은 소리로 전달하려

(33) 이시형|

자서 안될 사람이 있는가하면 안 자도 될 사람이 있다. 수험생은 자서 안될 사람이다. 잠이란 피로회복을 위해 있는 것이다. 신체적·정신적 피로회복이 수면의 생리적 의미라면 지치지

『내면의 빛』찾기 위한 외길 인생

『곡골, 중극, 관원, 석 문, 기해….』 지난 21일 오후7시무렵 서울성동구행당1동 김필년씨(68)집 2층의 한국맹인이료연구회 . 나무로 깎은 인체모형에다 실과 못으로 표시한 혈

현실 바탕위에 사고의 폭 넓혀야

우리의 삶과 생활에 사고의깊이를 느끼게 하는 시, 이는 이땅에 발붙이고 사는 모든 이의 소망이다. 이러한 폭넓은 사고의 깊이는 진실한 삶, 그리고 사고하는 생활에서 우러나온다. 다

한반도의 흥과 멋(2) - 인간문화재를 찾아서

「봉산탈춤」의 양소운씨 하도 장고가 치고 싶어서 어머니의 아끼는 농짝 하나를 부숴 놓고서야 부모님한테 가무수업의 승낙을 얻어냈다. 그것이 불과 10세 소녀의 꿈이고 그때 이미 타고

(5)"차실장·김부장 맞바꿈건의하려했다"

궁정동의 비극속에서 살아남은 단 한사람인 당시의 김계원대통령 비서실장이 8년의 침묵을 깨고 그날을 증언했다. 박대통령·차지철경호실장·김재규정보부장이 사라진 오늘 그는 한국 역사상

박재삼시집 "사랑이여"

몽상으로 가득찬 먼 나라의 그것이 아닌, 이 땅과 진실의 이름으로 부대끼는 그런 사탕을 만나고 싶었다. 우기의 시작을 알리는 우중충한 저녁나절. 무거운 시간의 틈을 비집고『몸채 징

이청준 장편집 『따뜻한 강』|시간앞에 유한한 인간들에 깊은 사랑느껴

마치 구슬을 꿰매듯 한편 한편이 각각 다른 얼굴올 하고 있으면서도 따뜻하게 한 자리에서 숨쉬고 있는듯한 작품집이다. 새, 별, 나무, 이 시대의 우화, 우리 모두의 자화상…. 이런

"절망과 아픔을 시로 극복한다|장애자들의 시집 잇달아

모든 문학이 갖는 지향성은 불완전으로부터 완전을, 또는 부자유로부터 자유를 꿈꾼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이는 문학의 주체인 인간및 인간과 동거하는 세계자체가 불완전·부자유하다는 동어

12년만에 『뉴스데스크』뗘나는 이득렬 씨

MBC-TV 밤9시 뉴스데스크 앵커맨 이득렬씨(48·보도국국장급)가 30일밤 뉴스진행을 끝으로12년동안 정들었던 뉴스데스크를 떠난다. 74년10월부터 긴 세월동안 친근감있는 인상과

사회·교양

□…KBS제1TV 『사람과사람』(30일 저녁7시45분)-「성지 야간 학교 아이들」. 근로 청소년 학교인 성지 학교의 입학식 날. 중학1년 입학생 중에 28세의 문철수씨도 끼어있다

「접시꽃당신」의 "주말아빠" 3년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씨(33). 결혼 2년반만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바치는 사람의 시집으로 독서·출판계에 화제의 선풍을 일으킨 「한국판 러브스토리」의 주역인 젊은

「전부아니면 전무」는 안될말

『작년부터 체제개편 얘기를 하는가 하면 꼭 내가 하는 얘기를 갖고 시비를 거는 등 두김씨가 무엇때문에 그러는지 모르겠군. 어디가 잘못됐는지 하루이틀 머리를 식히며 생각좀 해봐야겠어

여인-어쩔 줄을 몰라서, 그저 지금의 자기가 아니고 싶어서, 무엇보다도 외로와서 그러는 게죠. 사내-나도 한때 당연한듯 그런 생활을 했던 적이 있소. 하나 환경과 과거의 습성을

신춘『중앙문예』희곡 당선작>폭설|정미경

여인(20대) 사내(30대) 노파(90세 가량 노망기 약간) 허술한 산촌살림을 말해주는 방. 무대 좌측으로는 부엌으로 통하는 쪽문이 하나 나 있고 우측으로는 바깥으로 통하는 여닫

(6)

모닥불 주위에 모여 있던 자들이 한배와 우를 둘러쌌다. 두 사람을 잡은 망보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빼앗길까 겁이 났던지 우선 한배와 우의 가죽띠를 풀었고 칼을 빼앗았다. 이들 무리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금창태

지금으로부터 꼭 50년 전, 1936년7월17일 저녁이었다. 스페인 영 모로코에서 「프랑코」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봉기했다. 봉기를 알리는 암호 전보 「이 상무」가 스페인 전역의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