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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에 반찬 올려주던 그, 무대선 청중 휘어잡던 상남자
━ ‘송해 평전’ 쓴 오민석 교수 추모글 아, 우리 시대의 거대한 기둥이 쓰러졌다. 30여 년간 일요일이면 전국에 울려 퍼지던 그 우렁찬 목소리가 사라졌다. 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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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동 허름한 목욕탕 추억…송해, 그는 다정한 상남자였다
아, 우리 시대의 거대한 기둥이 쓰러졌다. 30여 년 동안 일요일이면 예외 없이 전국에 울려 퍼지던 그 우렁찬 목소리가 사라졌다. 그와 함께 울고 웃던 애환과 위로와 눈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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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서 전국노래자랑"…그 꿈 남기고 떠난 영원한 현역 [송해 1927~2022]
95세 평생 ‘딴따라’를 자처했다. 장수 프로 ‘전국노래자랑’을 34년간 진행하며 방방곡곡 서민들의 웃음과 눈물을 함께 했다. 악극단 시절부터 한류 열풍까지 한국 대중문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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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논설위원이 간다] 순간을 찍고 감흥을 읊고…시인이 따로 있나
━ 스마트폰 시대의 문학 ‘디카시’ 신록의 5월이 익어간다. 코로나19 대재앙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올봄도 여름에 자리를 물려줄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네 일상을 송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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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향기로운 산문의 맛
경계에서의 글쓰기 경계에서의 글쓰기 오민석 지음 행성B ‘선명하되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지 않으며, 옳은 것을 옳다고 인정하게 만드는 글이 훌륭한 글이다.’ 책은 이 같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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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배리를 견디기 혹은 극복하기
오민석 문화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배리(背理)를 경험하지 않을 때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모든 것이 논리대로 돌아갈 때 세상은 평안하다.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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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이 쓰라린 계급의 사회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논의가 있어 왔지만, 최근처럼 이것이 ‘국민 정서’로 부각된 적은 없다. 그것은 법무부 장관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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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폐허 씨, 존재의 영도에 서다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영문학 교수 폐허 씨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잃었다. 그는 어느 순간 자기 이름을 잃고 ‘폐허’라는 다른 이름을 얻었다. 그가 쌓아온 모든 것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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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어느 나무의 이야기
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영문학 교수 나무는 자신도 모르게 이 세상에 심어졌습니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누군가에 의해 이 세상에 ‘내던져진’ 것이지요. 나무는 자신을 존재하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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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사랑의 재발명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사랑은 가언명령이 아니라 정언명령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누구나 사랑받고 사랑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사랑처럼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것도 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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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잘 살 권리와 사회적 사랑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목숨을 부지하고 사는 게 왜 그렇게 힘든지 알아? 가솔린이 다 떨어진 채로 달려왔기 때문이야.” 수전 손택의 일기에 나오는 말이다. (알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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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독재 타도”라는 말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정치는 “공통적인 것(the common)”의 언어게임이다. 정치에 가담한 다양한 집단들이 ‘민생’‘복지’‘안보’‘민주주의’ 등의 기표를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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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프랜시스 베이컨과 고통의 보편성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20세기의 가장 일탈적이고 급진적인 화가 중의 한 명인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물화를 많이 그렸다. 그의 인물화에는 대체로 배경이 없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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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박은옥 40년 “매일매일 일기 쓰듯 노래했죠”
7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는 정태춘·박은옥 부부. 1980년 결혼해 함께 노래를 부른 세월만큼 표정도 닮아간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이 사람이 그런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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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넘어 사회 일기 써온 정태춘·박은옥 “시대가 날 깨웠죠”
정태춘 박은옥 부부가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이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해요. 초기 노래가 개인의 일기라면, 80년대 후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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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세계의 변화와 운동성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우리는 마치 평소에는 바닥을 걷다가 커다란 구멍을 발견해야만 날개를 펴고 날아간다는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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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적을 ‘발명’하는 사회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장미의 이름』의 작가 움베르토 에코가 뉴욕에 갔을 때의 일이다. 택시 기사가 그에게 당신 나라의 ‘적’은 누구냐고 물었다. 에코가 돌이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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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불행의 징후들, 그리고 저주 받은 나라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영국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산업혁명이 할퀴고 간 황폐한 현실을 고통스레 통과하였다. 그는 유아 노동에 동원된 어린 굴뚝 청소부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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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너, 어디 있느냐
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영문학 마침내, 가을이 다 갔다. 한때 나무의 절정은 꽃이었다. 나무는 오로지 꽃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꽃을 다 쏟은 후에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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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사유화의 유령들
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영문학 소위 근대에 이르기 전, 주체를 지배한 것은 집단성 그리고 공공성이었다. 사람들은 관계적 삶에 익숙해 있었고, 사적인 것보다는 공적인 시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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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어느 검은 개의 이야기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나는 강원도 산골의 한 조경농장에 사는 개입니다. 주인 할아버지는 저를 보고 검돌이라고 부르지요. 저는 이제 한 살밖에 되지 않은 까만 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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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파블로 카잘스, 새들의 노래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비 내리는 밤, 파블로 카잘스가 연주하는 ‘새들의 노래’를 듣는다. 카잘스의 첼로 연주로 유명해진 ‘새들의 노래’는 카잘스의 조국 카탈루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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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샤갈의 눈썰매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샤갈은 자신의 조국 러시아를 떠나 주로 파리에서 활동했다. “러시아에는 색채가 없다”던 그에게 파리는 “예술의 태양이 뜨는 유일한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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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죽음에 대하여
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영문학 지인의 도움으로 강원도 산속 조경 농장에서 며칠 지낼 기회를 얻었다. 새 소리, 멀리서 가끔 개 짖는 소리, 새벽의 닭 우는 소리가 전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