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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과 살인 사이 징검돌, 분노
모든 것이 그 지긋지긋한 가난 때문이다. 라스콜니코프가 대학을 중퇴한 것도, 혹은 5층 집 꼭대기에 있는 조그마한 다락방을 빌려 살게 된 것도, 그리고 방세가 밀려 집주인과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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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랑일까, 호감일까
배경은 1870년대 뉴욕. 부유한 변호사 뉴랜드 아처는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 티 없이 순수하고 참한 메이 웰랜드와 약혼하고 주위의 시샘을 한 몸에 받고 있으니까. 하지만 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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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경멸해, 당신을 사랑했으니까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찰스와 외도한 사실이 들통나자 키티는 오히려 남편 월터를 윽박지른다. “난 당신을 사랑한 적 없어. 우리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잖아. 나는 당신이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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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게 사랑”
“노인한테는 노인 냄새가 난답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알아요. 늙은 남자 몸에서는 헌 옷에서 나는 퀴퀴한 먼지 냄새 같은 게 나요. 여자가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내버려 두었다면 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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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학창 시절 시험 시간. 답안지를 절반도 채우지 못했는데 마무리하라는 감독관의 야속한 재촉이 들리면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이런 낭패는 없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밀려오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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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그 불확실한 기쁨
“나는 그녀를 사랑하노라, 사랑해, 그녀를 사랑해! 그러자 과거에 대장장이 소년이었던 내게 그녀가 배필로 예정되었다는 것에 대한 감사의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그런 다음 나는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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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를 사랑했을 때
『롤리타』(1955)라는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는지.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작품으로 롤리타라는 이름의 10대 소녀를 사랑했던 어느 중년 남자의 이야기가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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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마라, 날마다 걷다 보면 도착해 있을 테니”
이로써 수기(修己)의 조목은 다 설파됐다. 이 지침을 따라가면 ‘인간의 삶’이 완성될 것이다. 그렇지만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적고 있듯, “무릇 위대한 것은 성취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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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의미있게 만드는 … 문학은 그 유일한 공간”
21세기에도 김현·김윤식 같은 스타 문학평론가가 나올 수 있을까. ‘문학동네’편집위원 신형철(32·사진)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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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책갈피] 마음 = 뇌 = 몸
스피노자의 뇌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임지원 사이언스북스, 424쪽, 2만2000원 '마음의 본질은 뭔가'를 화두로 내세운 책이다. 그 답의 단서를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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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의 책 vs 책] 善이란 무었일까
에티카, 원제 Ethik B. 스피노자 지음, 강영계 옮김, 서광사, 332페이지, 1만원. 미덕에 관한 철학적 에세이, 원제 Petit traite des grandes v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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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밖'으로 나선 시인 김지하
"우리 사회에는 이상적인 담론이 없습니다. 아무리 뒤죽박죽이라 해도 특히 젊은 세대의 담론이 있어야 합니다" 99년 단학선원과 갈등을 빚은 뒤 조용히 지내 오던 시인 김지하(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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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의 진퇴
『권력에 대한 욕망은 배부른 줄 모르며 권력을 맛봄으로 말미암아 점점 증대한다』 미국의 정치학자 「루크」가 『관료체제, 정치학과 공공정책』에서 한 말이다. 권력의 논리는 바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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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질서의 동요…|서방 세계의 오늘과 내일
서구 중심의 자원 분배 체제가 작년 10월의「오일·쇼크」로 동요한 이래 서구 문명의 자체 반성과 서구 세계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구미의 현지에서 그들의 상황과 고민을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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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옥린 「새차원의 미·소 관계」|닉슨 방솔로 다루어질 문제들
「모스크바」정상회담에 임하는 미·소 수뇌진의 태도로 미루어보면「닉슨」태통령이 말하는『새로운 차원의 미·소 관계』의 역사적인 막은 오르고 있다. 특히 「닉슨」 도착 직전에 「브레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