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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44) 볼트와 너트의 시(詩)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볼트와 너트의 시(詩) 김복근(1950~) 무심코 돌려대는 볼트와 너트처럼 나는 조이고 있다 때로는 풀리고 있다 감출 수 없는 아픔에 벼랑을 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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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43) 추강(秋江) 밝은 달에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추강(秋江) 밝은 달에 김광욱(1579∼1656) 추강 밝은 달에 일엽주(一葉舟) 혼자 저어 낚대를 떨쳐드니 자는 백구(白鷗) 다 놀란다 어디서 일성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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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42) 마음의 일기(日記)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마음의 일기(日記) 정지용(1902∼1950) 이즈음 이슬이란 아름다운 그 말을 글에도 써본 적이 없는가 하노니 가슴에 이슬이 이슬이 아니 나림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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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41) 추산(秋山)이 석양을 띠고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추산(秋山)이 석양을 띠고 유자신(1541∼1612) 추산이 석양을 띠고 강심(江心)에 잠겼는데 일간죽(一竿竹) 둘러메고 소정(小艇)에 앉았으니 천공(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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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40) 바람의 힘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바람의 힘 홍사성(1951~) 바람이 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더위가 사라졌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사는 일 다 그렇다 기쁨도 슬픔도 - 고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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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9)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맹사성(1360∼1438) 강호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소정(小艇)에 그물 실어 흘리 띄여 던져두고 이 몸이 소일(消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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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8) 석류 4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석류 4 김종목(1938~ ) 잘 익은 가을이 알알이 박혀 있다 바람이 지나는 아슬아슬한 길목에서 순식간 팍-! 터져버린 저 핏빛 수류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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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7) 공명(功名)도 너 하여라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공명(功名)도 너 하여라 기정진(1798∼1876) 공명도 너 하여라 호걸도 나 싫어서 문 닫으니 심산(深山)이요 책 펴니 사우(師友)로다 오라는 데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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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6) 초승달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초승달 이기선(1953∼) 전어를 먹다가 가시가 목에 걸렸다 칵! 하고 내뱉으니 창문을 뚫고 날아가 저물녘 하늘에 박혔다 구름에 피가 스민다 -한국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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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5) 안빈(安貧)을 염(厭)치 말아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안빈(安貧)을 염(厭)치 말아 김수장(1690~?) 안빈을 염치 말아 일 없으면 긔 좋은 이 벗 없다 한(恨)치 말라 말 없으면 이 좋은 이 아마도 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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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4) 가을비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가을비 피천득(1910∼2007) 고요히 잠든 강 위 하염없이 듣는 비의 한 방울 두 방울에 벌레 소리 잦아진다 아마도 이 비는 정녕 낙엽의 눈물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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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7월 수상작] ‘상가 선박’ ‘열섬 항로’ 여름밤 표현 빼어나
━ 〈장원〉 여름밤 조성연 뜰안채 우방 화성 금류 한일 아파트호 고층 선실 불을 켜는 크루즈 출항 준비 거리의 상가 선박도 집어등을 밝힌다 열대야 강을 건너 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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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3) 땀은 듣는대로 듣고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땀은 듣는대로 듣고 위백규(1727∼1798) 땀은 듣는대로 듣고 볕은 쬘대로 쬔다 청풍의 옷깃 열고 긴 파람 흘리 불 제 어디서 길가는 손님이 아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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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2) 방하착(放下著)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방하착(放下著) 김정희(1934∼ ) 무 배추 장다리 밭에 옮겨 앉는 흰 나비 무심코 날아오른다 날갯짓도 가볍게 가진 것 아무것도 없이 빈 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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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1) 매아미 맵다하고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매아미 맵다하고 이정신(생몰연대 미상) 매아미 맵다하고 쓰르라미 쓰다하네 산채(山菜)를 맵다더냐 박주(薄酒)를 쓰다더냐 우리는 초야(草野)에 묻혔으니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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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30) 돌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돌 임종찬(1945∼) 산은 그 아픔을 진달래로 피 흘리고 강은 그 노래를 몸 흔들어 보이건만 너와 난 아픔도 노래도 굳어 돌이 되었네 -한국시조큰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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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29) 눈물이 진주(眞珠)라면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눈물이 진주(眞珠)라면 김삼현(생몰 연대 미상) 눈물이 진주라면 흐르지 않게 싸두었다가 십 년 후 오신 님을 구슬 성(城)에 앉히련만 흔적이 이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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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28) 편견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편견 유안진 (1941∼ ) 오를 수 없는 산(山) 하나쯤은 있어줘야 살맛이지 그 산을 품고 사는 가슴이어야 사랑이지 사랑도 그 산에다가 강(江)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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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27) 장검(長劍)을 빼어 들고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장검(長劍)을 빼어 들고 남이(1441∼1468) 장검을 빼어 들고 백두산에 올라보니 대명(大明) 천지(天地)에 성진(腥塵)이 잠겨세라 언제나 남북 풍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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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26) 다시 유월에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다시 유월에 한춘섭(1941~) 빗장 뼈 아픈 가시 들 찔레도 다시 피어 이토록 아름다운 산하를 지켰는데 기억은 고여야 하리 별빛 자락 여는 여기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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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25) 웃을대로 웃어라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웃을대로 웃어라 효종(1619∼1659) 청강(淸江)에 비 듣는 소리 긔 무엇이 우습관데 만산(滿山) 홍록(紅綠)이 휘두르며 웃는고야 두어라 춘풍(春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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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24) 해발 삼만 구천 피트 2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해발 삼만 구천 피트 2 김호길(1943∼) 한 생애 험난한 항로 멀고 먼 각고의 길을 나와 동승한 그대 운명을 같이 지고 만리도 시름에 젖는 어둔 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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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23) 물 아래 그림자 지니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물 아래 그림자 지니 무명씨 물 아래 그림자 지니 다리 위에 중이 간다 저 중아 게 섰거라 너 가는 데 물어보자 손으로 흰 구름 가리키고 말 아니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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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122) 타인능해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타인능해 유응교(1943∼) 고향 집 운조루의 행랑채 들어서면 쌀독에 쓰여 있는 네 글자 타인능해! 누구나 쌀을 가져가 밥을 짓게 했대요 -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