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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시와 꽃과 예술과 하느님을 낭비하자”
고진하 시인 풍성한 삶은 물질적 욕망 충족과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네. 사랑하는 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시나 그림이나 꽃을 선물해 보셨는가. 낭비지만 거룩한 낭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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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고독은 우주를 끌어안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고진하 시인 시인 에머슨의 ‘자연’에 나오는 명구. 창문에 어둠이 커튼을 드리워도 마음이 고즈넉해지지 않으면, 마당으로 나가 풀밭에 벌러덩 누워 별들을 본다네. 그렇게 천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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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지혜로움, 그것은 자유를 수반한 사랑이다”
고진하 시인 크리스티앙 보뱅의 소설 『그리움의 정원에서』에 나오는 구절. 혹한의 숲에 굶주린 새들을 위해 먹이를 주고 나서 슬그머니 자리를 비켜주듯이, 키 작은 아이와 눈높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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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대지는 꽃을 통해 웃는다”
고진하 시인 레이첼 카슨의 시. 유쾌하게 웃을 일이 많지 않은 세상이지만, 아침부터 우거지상을 지으며 하루를 열 수는 없지. 가슴이 벅차도록 통쾌한 웃음을 터뜨릴 일이 드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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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속도는 이 세상의 사랑을 희미하게 한다”
고진하 시인 텃밭 농사일을 하면서 터득한 것은 식물을 잘 키우려면 때를 기다려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이익과 소유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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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경외와 사랑이 숨쉬는 낙원의 기억
고진하 시인·목사 오래된 한옥인 우리 집은 제비들의 여인숙. 해마다 찾아와 둥지를 틀고 여숙을 즐기다 가는 제비들은 정다운 순례자들. 명랑한 지저귐으로 적적한 시골 생활을 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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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인생이란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
고진하 시인 우산 챙기지 않고 나갔다가 소나기를 만나 흠뻑 젖어 돌아오며 중국 소동파의 시가 떠올랐네. ‘숲의 나뭇잎 때리는 빗소리가 들려도 괘념치 말게. 시 읊조리며 천천히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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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불완전한 것이 우리의 낙원이다”
고진하 시인 아침 나팔꽃에 맺힌 영롱한 이슬, 휘황한 보름달이 떠오르는 밤바다를 보며 기쁨과 행복을 노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굶주리고 고통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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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이니 명랑하게 살아라”
고진하 시인 악몽을 꾸고 일어난 아침에도 창가에서 우짖는 새들의 명랑의 아우라 때문에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네. 아무나 보고 컹컹 짖는다고 야단을 맞고도 꼬리치는 삽사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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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지극한 맛은 맛이 없는 법이다”
고진하 시인 야생초 요리를 먹으며 터득한 것은 자극적인 맛을 멀리해야 한다는 것. 맛집을 찾는 이들의 공통점은 맵거나 달거나 짜거나, 자극적인 맛에 미뢰가 길들었다는 것. “맛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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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대지는 그대들의 맨발의 감촉을 즐거워한다”
고진하 시인 텃밭으로 나가 푸성귀들과 사귈 때, 숲에 들어 흙빛 오솔길을 걸을 때 자주 신발을 벗는다네. 사위에 어둠이 내리고 하늘에 별님 눈동자만 초롱초롱할 때는 풍욕을 즐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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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보행은 가없이 넓은 도서관
고진하 시인·목사 풀섶에서 구불텅구불텅 기어 나오는 큰 뱀을 만났다. 늦잠에서 깨어 몸을 풀기 위해 개울 둑을 걷는데, 길이가 1m 이상은 될 듯싶은 거무튀튀한 독사를 만났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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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책과 촛불은 두 개의 조그만 빛의 섬이다”
고진하 시인 『촛불의 미학』을 쓴 가스통 바슐라르의 깊은 통찰이 담긴 문장. 전등이 없던 어린 시절에도 촛불을 켰지만, 지금도 마음의 정전이 되면 꼭꼭 숨겨둔 초를 찾아 불을 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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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진정한 행복은 일과 자부심에서 나온다”
고진하 시인 물레를 돌려 무명실을 만들고 무명실로 짠 천으로 손수 옷을 지어 입었던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 “행복은 물질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기에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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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생각의 폭풍에서 벗어나라”
고진하 시인 평소 불안으로 전전긍긍하고 지낸다면, 그 까닭은 십중팔구 머릿속에 실타래처럼 뒤엉킨 생각 때문일 것. 숱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도 그 꼬리 어디서도 평화 한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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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자연은 인간이 만들지 않은 부분이다”
고진하 시인 종묘상에서 꽃씨를 사 오며 문득 드는 생각. 큰 뇌를 가진 인간이 첨단 과학문명을 자랑해도 작디작은 채송화 꽃씨 한 알 만들지 못한다는 것. 우주를 정복하겠다고 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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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걷기는 움직임 속의 성전이다”
고진하 시인 매일 성전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던 새벽 시간에 이제는 걸으면서 기도한다. 나보다 일찍 일어나 우짖는 숲의 새들이 동행해준다. 동트는 해님과 해님 때문에 길어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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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잰걸음의 봄날
고진하 시인 봄은 잰걸음으로 왔다가 잰걸음으로 갈 모양이다. 한꺼번에 화들짝 피어나는 봄꽃들. 개나리, 산수유, 진달래, 벚꽃들이 다투듯 일제히 만개했다. 높은 산의 야생 벚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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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삼라만상은 서로 공감을 나누는 거대한 교향곡”
고진하 시인 성 프란치스코는 새, 꽃, 물, 불, 가난한 이웃, 심지어 죽음까지도 ‘형제자매’라고 불렀다. 유한한 생명 속에 깃든 무한한 하느님의 현존을 마주했기 때문이리.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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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자비보다 차라리 무심이 낫다”
고진하 시인 자비는 삶의 소중한 가치이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자비는 타인의 결핍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그 안에는 ‘숨겨진 욕망’이 있기 십상이다.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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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갖은 신비가 총동원돼 밥이 지어진 것이다”
고진하 시인 한 그릇의 밥은 우리가 눈으로 헤아릴 수 없는 우주의 힘이 합력하여 지어낸 것. 해와 달과 별, 바람, 공기, 숱한 미생물, 땅을 기름지게 하는 지렁이, 그리고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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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술은 입으로 들고, 사랑은 눈으로 든다”
고진하 시인 시인 예이츠의 ‘술 노래’라는 시의 첫 구절. 앞의 문장은 알겠는데, 뒤의 문장은 아리송하다고? ‘눈에 콩깍지가 씐다’는 우스갯소리가 있고, ‘사람이 천 냥이면 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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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세상의 두 가지 큰일은 밭 갈고 독서하는 일이다”
고진하 시인 내가 좌우명으로 삼는 추사 김정희의 잠언. 밭을 가는 일은 몸의 양식을 얻기 위한 일이고, 독서는 영혼의 양식을 얻기 위한 일이다. 나는 몸과 영혼의 균형 잡힌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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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놀이 영토’를 넓히는 새들을 보며
고진하 시인 지금은 완연한 봄이지만 지난겨울은 혹독하게 추웠다. 우수 경칩이 지나고도 추위는 계속되었다. 골짜기에서 골짜기로 이어지는 산책길에 개울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얼음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