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아침 묵상

“불완전한 것이 우리의 낙원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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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고진하 시인

고진하 시인

아침 나팔꽃에 맺힌 영롱한 이슬, 휘황한 보름달이 떠오르는 밤바다를 보며 기쁨과 행복을 노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굶주리고 고통받는 아이들, 행려병자나 노인들의 아픔에서 신의 현존을 노래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우리는 미완의 생 자체를 사랑해야 하리. 편리만 아니라 불편도 사랑해야 하리. 건강한 몸만 아니라 아픔에 끄달리는 몸도 사랑해야 하리. 불완전한 삶을 받아주는 낙원 말고 나는 다른 낙원을 꿈꾸지 않으리.

고진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