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직업’ 직업소개서

경단녀도 월 400…정리수납전문가 A to Z

정리수납전문가는 짐은 물론 고객의 '마음'까지 정리해주는 사람입니다. 저장강박 어르신이나 쇼핑 중독 가정집도 이들의 손을 거치면 새롭게 태어나죠. 8년차 정리수납전문가 신연수씨는 "한 가정을 살리는 일"이라며 자부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9750) 공사 현장에서 설계를 담당했던 건축학도 출신 신씨가 정리수납전문가로 거듭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환승직업 정리수납전문가의 모든 것, 사회부 기자들이 속속들이 파헤쳤습니다.

A to Z

  •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꾸는 것, 이를 위해 짐을 정리하고 수납공간을 마련하는 일을 합니다. 가정집이나 사무실, 회사 비품 창고, 어린이집 등 오랜 물건들로 혼돈이 발생할 수 있는 어디에서든 필요한 일이지요.


    정리수납 전문업체 ‘덤인’ 소속 직원이 옷장을 정리하는 모습. 김민정 기자


    정리수납 전문업체에 소속돼 일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볼게요. “정리수납을 해 달라”는 의뢰가 업체로 들어오면 먼저 5년 이상 경력이 많은 베테랑 ‘팀장’이 현장을 방문해서 견적을 냅니다. 견적을 낼 땐 수납대상 건물의 공간 구성, 활용법, 필요한 인원 등을 분석하고 작업 날짜를 고객과 협의합니다. 팀장은 고객에게 미리 준비해놓으면 좋을 수납 용품 등을 안내하고 고객이 원하면 직접 구매해 갑니다.


    작업은 통상 일과 시간 중에 진행됩니다. 하루 내 일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원이 투입되지요. 이들은 고객의 니즈에 맞게 공간을 재구성하고 고객과 상의해 버릴 물건과 남겨둘 물건을 분류합니다. 오전에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오후엔 정리수납이 이뤄지는 식입니다. 쓰레기 수거 업체를 통한 배출도 전문가들의 몫입니다.


    정리수납 전문가들은 이런 현장 업무 외에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시청이나 구청에서 운영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나 평생교육원 등에서 정리수납의 이론, 그리고 실생활 적용법 등을 전수합니다.

     

  • 정리수납 전문가는 국가공인 자격증은 없고 민간 자격증만이 있습니다. 자격증 취득이 필수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정리수납 업체들은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또 자격증을 발급한 협회나 기관에서 일자리를 알선해주거나 업체를 소개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민간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좋겠지요.


    한국정리수납협회에서 정리수납전문가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강사로 활동하는 김윤(51·왼쪽)씨와 박윤경(50)씨. 이수민 기자


    민간 자격증의 경우 1급과 2급으로 나뉩니다. 2급 과정에선 개인 가정집을 정리하는 방법을 주로 배웁니다. ‘내 집을 스스로 정리하고 싶다’는 분들이 선호하지요. 거실, 베란다 등 주거공간에서의 정리수납 방법을 익히고 실제 정리를 끝낸 집 사진을 제출해 평가 받습니다.

     

    1급은 정리수납 전문가로 취업이나 창업하려면 필요한 자격증입니다.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게끔 보다 체계적인 실기·필기 과정이 진행됩니다. 앞서 전문가들이 강의를 한다고도 했는데요, 이럴 땐 정리수납 전문강사 자격증을 별도로 따야 합니다. 정리수납전문가 1급 자격증 소지자만이 수강할 수 있습니다.

  • 국민내일배움카드. 사진 고용노동부


    정리수납 전문가 자격증은 민간 자격증임에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취득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직업훈련포털에서 ‘훈련과정찾기’ 란에 들어가면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수강료를 지원받을 수 있는 강의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장소 등을 확인한 다음에 자신이 원하는 과정을 수강신청하면 됩니다.


    1·2급 자격증 모두 원래 수강료는 15만~25만원 수준이지만 이렇게 강의료를 지원받는다면 4~5만원대에서 수강할 수 있습니다. 소득 분위 등에 따라 더 적은 금액으로도 할 수 있고요. 여기에 5만원 안팎의 시험료를 더하면 자격증을 따는 데 대략 10만~15만원가량 비용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