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 드보라크 '철인 신화'

중앙일보

입력

'가장 위대한 선수(greatest athlete)' .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는 토마스 드보라크(29.체코)였다.

드보라크는 8일(한국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의 커먼웰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남자 10종 경기에서 합계 8천9백2점을 기록하며 우승,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1997년과 99년 대회에 이어 세차례 연속 철인(ironman)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에르키 눌(에스토니아)은 8천8백15점으로 2위에 머물렀고, 세계 기록(9천26점) 보유자 로만 세브를레(체코)는 10위로 부진했다.

전날 선두 딘 메이시(영국)를 1점차로 추격하던 드보라크는 이날 여섯번째 종목인 1백10m 허들에서 우승, 1천점을 더하며 메이시를 68점차로 따돌렸다.

눌이 여덟번째 종목인 장대높이뛰기에서 5m40㎝를 넘으며 추격을 시도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이를 따라잡기엔 너무 늦었다.

드보라크는 99년 당시 세계 기록(8천9백94점)을 세우며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과 마의 9천점대를 돌파할 첫번째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무릎 부상으로 시드니 올림픽에서 메달을 놓치고 동료 세브를레가 9천점을 먼저 돌파, 세계선수권 우승 만을 별러왔다.

10종 경기 3연패는 90년대 '철인' 이었던 댄 오브라이언(미국)의 91년, 93년, 95년 우승에 이어 두번째다.

한편 여자 1천5백m에서는 가브리엘라 스자보(루마니아)가 1위(4분0초57)를 차지했다.

가브리엘라 스자보(左)가 시상식에서 손을 흔들며 답례하고 있다. 피오나 메이는 이탈리아 국기를 들고 트랙을 돌고 있다. [에드먼턴 AP〓연합]

여자 멀리뛰기에서는 영국 태생의 피오나 메이(이탈리아)가 7m2㎝를 뛰어 타티아나 코토바(7m1㎝.러시아)를 1㎝ 차이로 제치고 6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메이는 2년 전 세비야 대회에서 도약시 명백한 파울을 저지르고도 홈 어드밴티지를 앞세워 금메달을 빼앗아간 니우르카 몬탈보(6m88㎝.스페인)를 눌러 기쁨이 더했다.

당시 국제육상연맹(IAAF)은 비디오 판독에서도 파울로 밝혀졌지만 "심판 실수도 경기의 한 부분" 이라며 메이의 항의를 묵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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