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고교야구] 승부치기 두 게임 … 볼넷·데드볼이 승부 갈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8일 개막한 제4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울산공고의 김종수(왼쪽)가 6회 말 2루에서 홈으로 파고들다 청주고 포수 지성준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청주고가 2-1로 이겼다. [수원=임현동 기자]

제4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8일 수원야구장에서 열린 군산상고와 제주고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한 점 차 승부가 주는 긴장감과 재미에 무더위를 잊고 응원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용마고 선수 임지섭(17)은 지옥과 천당을 동시에 경험한 하루였다. 용마고는 8회 말까지 6-1로 배재고에 앞서며 쉽게 승리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9회 초 들어 경기는 급변했다. 투수 김민우가 아웃 카운트는 하나도 잡지 못한 채 2실점하며 갑자기 흔들렸다. 결국 1루수를 보던 임지섭이 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몸이 덜 풀린 임지섭 역시 3점을 내줘 순식간에 승부는 6-6 동점이 됐다.

 용마고는 연장 승부치기에 접어든 10회 초 한 점을 내줘 7-6으로 뒤졌지만 10회 말 똑같은 기회를 맞이했다. 아마 야구에서는 연장전에 돌입하면 승부가 날 때까지 매 이닝 무사 1·2루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승부치기를 펼친다. 용마고는 다시 7-7 동점을 만든 뒤 2사 만루까지 끌고 갔다. 마침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9회 초 동점을 허용한 임지섭이었다. 임지섭은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행운’의 결승점을 올렸다.

 군산상고와 제주고의 개막전도 연장 접전이었다. 0-0에서 승부치기를 두 번이나 실시하고서야 승부가 갈렸다. 군산상고는 연장 10회와 11회 잇따라 무득점에 그쳤지만 제주고는 달랐다. 연장 11회 말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경기 시작 세 시간여 만에 첫 점수를 뽑았다.

 청주고는 울산공고와의 경기에서 1학년 투수 주권(17)을 내세워 2-1 신승을 거뒀다. 주권은 9이닝 1실점·탈삼진 8개로 완투승을 거두며 1차전 선발을 맡긴 송인식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최고구속 142㎞를 찍은 직구를 먼저 앞세운 뒤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은 게 주효했다. 마지막 경기에선 경기고가 17-5로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3-5로 뒤지던 6회 초 대거 5점을 뽑아 역전한 뒤 8회 초 9점을 추가해 휘문고의 의욕을 꺾었다.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휘문고는 1차전 탈락의 쓴 잔을 들이켰다.

수원=정종훈 기자

◆대통령배 전적(8일)

▶군산상고 0-1 제주고<연장 11회>

▶청주고 2-1 울산공고

▶배재고 7-8 용마고<연장 10회>

▶경기고 17-5 휘문고<8회 콜드게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