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석진욱, 어느새 MVP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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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1등공신인가?

논공행상은 아직 이르다.그러나 삼성화재가 배구 2001슈퍼리그 남자부 우승 가시권에 들면서 최우수선수(MVP)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VP 1순위는 삼성화재 레프트 주포 신진식(26·1m88㎝)이다.그러나 신선수는 지난달 심판에게 폭언을 해 두게임 출전 정지를 당한 것이 부담이다.라이트 공격수 김세진은 부상으로 이번 슈퍼리그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따라서 삼성화재의 살림꾼 석진욱(25·1m86㎝)이 변수로 떠올랐다.

신진식과 같은 레프트 공격수인 석선수의 플레이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알차다.남자 공격종합 8위(2백9득점)에 오르며 2위 신선수(2백89득점)와 함께 팀 공격을 주도했다.특히 중앙에서 왼쪽으로 옮기며 터뜨리는 이동공격은 일품이어서 이 부문 1위(70득점)를 달리고 있다.

또 상대 공격을 걷어올리는 공격 리시브에서는 ‘월드 리베로’ 이호(상무·1위·38개) 다음으로 2위(33개)다.서비스 에이스에서도 남자부 4위(12개)에 올랐다.

석선수는 지난해까지 신진식의 ‘보조 공격수’ 정도로 여겨져 출장이 뜸했지만 올해 전 경기에 출장해 평균 15득점을 뽑아내며 확실히 주전을 꿰찼다.

공격수로서는 키가 작다는 것이 석선수의 유일한 단점이다.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키가 작아 조금 아쉽지만 공격·수비·블로킹·서비스 리시브·훈련 태도 등 모든 점에서 나무랄 데 없다”고 말한다.

한양대에서 그를 조련했던 송만덕 감독은 “대학 4년동안 단 한 번도 훈련에 빠지지 않았다”고 했다.타고난 배구 센스와 성실성으로 신체 약점을 1백20% 커버한다는 것이다.

인천 주안초등학교 3학년때 배구선수인 형의 공을 줍다 배구를 시작한 석선수는 인하대 사대부속 중·고교와 한양대를 거치며 레프트 공격수만 맡았다.

팀에서 별명은 ‘돌’이다.궂은 일을 도맡으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성격때문이다.“MVP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석선수는 “우선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한편 슈퍼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3월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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