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려, 10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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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제10구단 창단 승인을 결의할 예정이다. 마지막까지 찬반 양론이 대립할 것으로 보이지만 구본능(63) KBO 총재의 주도로 창단 승인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BO 이사회는 지난달 제9구단 NC의 1군 참가 시점을 내년으로 확정했다. 2013년 9개 구단으로 운영되면 한 팀이 월요일 휴일을 포함해 나흘이나 쉰다. 또 총 경기 수가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늘어나지만 팀당 경기 수는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든다. 경기력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마케팅에서도 손해가 불가피하다. KBO는 파행적인 9구단 체제를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10구단 창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19일 임시 이사회에서 창단 승인을 결정할 것이다. 규약에 따라 표결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구본능 총재와 9개 구단 사장 등 10명이 한 표씩 행사한다.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의결권을 가진 각 구단 사장들은 지난 13일 친선 모임에서 의견을 조율했다. 이들은 “표결을 하지 말고 만장일치 모양새로 하자. 10구단 창단을 원하는 여론이 많으니 창단을 승인한 뒤 1군 진입 시점은 시간을 갖고 의결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은 롯데·삼성·한화 3개 구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KIA·넥센·NC는 찬성이고, KBO가 중립 성향의 SK·두산을 찬성 쪽으로 끌어들이려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수원시와 전라북도는 프로야구단 유치를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16일 잠실구장을 찾아 “준비는 끝났다. 창단 승인만 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17일 군산구장에 와서 “10구단 창단 승인이 나는 대로 창단 희망 기업을 밝히겠다. 2만5000석 신축 야구장 건설에 대한 협의도 끝났다”며 맞섰다.

 10구단 시대를 열망하는 야구계의 목소리도 높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10구단 체제는 모든 야구인과 야구팬, 전 국민의 염원이다. 창단을 승인하지 않으면 우리는 단체협상과 단체행동권 쟁취 등 모든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로 야구인 모임인 일구회도 “10구단 창단은 프로야구가 양적·질적으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구단 이기주의를 버리고 프로야구 전체 발전을 위해 노력하라”고 성명서를 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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