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佛, 입장권 색깔로 국적 구분 혼잡 막아

중앙일보

입력

2002년 5월 31일 한.일 월드컵축구 개막 D-4백64일.

국가대표 축구팀 경기의 TV 시청률이 급상승하고 지난 15일부터 월드컵 입장권 신청서 접수가 시작되면서 월드컵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주 월드컵지원연구단(단장 한영주)은 월드컵.올림픽을 치른 국가의 전문가들을 초청, 성공담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국내 10개 도시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 프랑스의 교통문제 해결 방법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유러 2000의 교통 담당 크리스토프 세리는 충돌을 막고 혼잡을 피하기 위해 국적에 따라 관중들을 분산 수송하는 방법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경기 상대국 관중에겐 파란색.노란색 티켓을 팔고, 내국인.VIP에게는 각각 초록색.빨간색 티켓을 파는 식이다.

예를 들어 노란색 티켓을 구입한 관중은 공항에서 내려 노란 버스를 타고 경기장의 노란색 출입구에 도착, 노란색 좌석에 앉게 되고 경기장 내에서 다른 색깔 구역으로의 이동은 금지된다.

세리는 또 "공항이나 터미널부터 교통 수단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 외국인들이 경기장이나 숙소를 찾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고 경기 참가자.관중.경기장을 찾지 않는 일반 시민 등 대상자별로 별도의 수송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충고했다.

프랑스 교통당국은 축구팬들의 고속철도(TGV) 이용을 늘리기 위해 TGV 열차 3백50편 중 1백30편(4만3천석)을 특별 수송차량으로 편성, 월드컵 관중 수송을 전담케 했다. 또 운행 횟수를 늘리고 시간도 연장했다.

자연히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9개 개최 도시간 이동 때는 비행기보다 TGV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도시 내에서는 1, 3, 5, 7일권 등으로 기간을 정해 놓은 '모비풋(Mobifoot)' 이라는 통합 승차권을 최고 50%까지 할인 판매했다.

통합 승차권은 기간 중 버스.전철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도시별로 공항~경기장간 셔틀버스도 운행했다.

◇ 낭트의 문화 축제

프랑스 낭트시 월드컵추진사업단 장 프랑수와 캐로슈 개발기획국장은 월드컵 기간 동안 낭트시가 준비한 각종 문화행사를 담은 15분짜리 비디오물을 상영했다.

브라질.칠레.일본 등의 축구팬들이 자국팀 경기에 함성을 지르며 환호하는 격정적인 모습이나 탱고 축제.아프리카 음악 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담겨 있었다. 크레인을 동원해 높이 10m가 넘는 대형 인형이 도심을 걷게 하는 이벤트는 '걸리버와 소인국' 을 연상케 했다.

캐로슈는 "경기가 없는 날도 축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들을 준비했다" 며 구체적인 수치를 곁들였다.

3천t의 모래를 운반해 조성한 인공 백사장 '낭트 코파카바나' 에선 80개의 이벤트를 마련해 연인원 50만명을 끌어들였고 시내 곳곳에선 콘서트만 1백88회가 열렸다.

또 입장권을 구입하지 못한 사람이나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경기 중계를 위해 설치한 '자이언트 스크린' 은 10만여명이 관람했다.

캐로슈는 월드컵 후 자체 조사 결과 방문자의 90%와 시민의 84%가 낭트시의 문화 프로그램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