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시장 급속 확대..올 매출 2천500억원 전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통주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을 주 소비층으로 하던 전통주시장은 최근 제조사들이 맛과 향을 젊은 층 취향에 맞추는 다양화 전략을 취하면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속주, 약주 등 전통주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1천600억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2천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시장 확대는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문배주, 제주 허벅주 등 전통주가 화제로 떠오르고 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 당시 정상들의 공식만찬 건배주로 선운산 복분자주와 금산 인삼주가 사용된 것이 알려지면서부터.

특히 매취순, 백세주 등의 저도주가 음식점의 주류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명절 선물용'이라는 전통주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복분자주의 경우 주문이 쇄도하고 있지만 물량이 없어 판매할 수 없을 정도이고 가야곡 왕주는 일본과 수출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초화주와 금산 인삼주는 투자문의가 쇄도하면서 생산시설을 늘릴 예정이다.

전통주는 농림부 추천을 통해 국세청의 면허를 받아 제조, 판매하는 것으로 농림부는 93년부터 135종의 전통주를 추천, 현재 57개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다.

전통주 육성 초기인 90년대 초에는 과일주 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일반증류주, 증류식소주, 약주, 리큐르 등 모든 주종으로 확대되면서 전남 순천의 영지버섯주, 동충하초로 만든 불휘 등은 양주가 독점하고 있는 유흥주점 입성에 성공했다.

또 이강주와 구천동 머루주는 세계 명품화를 위해 품질개선, 제조공정 표준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백세주를 생산하는 전통주 생산업체인 국순당은 지난 8월 코스닥에 상장돼 폭락장세속에서도 전문가들로부터 꾸준히 매수추천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고장을 알리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통주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기도 하다.

양태선 농림부 식품산업과장은 '예전에는 막걸리, 동동주와 함께 각 가정에서 빚는 밀주가 전통주의 전부였으나 요즘 전통주는 맛과 향을 젊은 층의 취향에 맞춰 시장을 급속히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