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핵에 시간만 더 줬다” 미국 향해 성낸 네타냐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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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란 핵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1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서방과 이란 간 핵 협상이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위한 시간을 벌어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이란에 아무런 양보를 하지 않았다며 이를 강하게 반박했다. 이 같은 상반된 양측의 반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및 독일(P5+1)과 이란 간 핵 협상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예루살렘을 방문한 조 리버먼 미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이란은 이번 협상을 통해 ‘공짜 선물(freebie)’을 받았다”며 “이란이 다음 달 말 재개되는 차기 협상 때까지 5주간 아무 제약 없이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 또 “이란에 핵무기를 개발토록 여유를 줘서는 안 된다”며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군사적 공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아직까지 이란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 있다”며 “이란에 양보한 것은 없으며 이번 협상이 의미 없이 끝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은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으며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란이 이번 협상을 현명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14일 협상은 참가국들이 목표를 갖고 의견을 나눈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AP통신 등은 “이란 핵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은 잠정적으로 유보된 상태”라며 “하지만 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이스라엘이 군사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이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올해 말로 예정된 대선을 의식해 중동에서 군사적 행동을 쉽게 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에 따라 양국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1~2년 안에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을 갖고 있으며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는 3~4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란 핵 관련 협상은 다음 달 2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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