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GeForce 2 MX DDR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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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Force 2 MX

GeForce 2 MX는 2세대 GPU로 분류되는 GeForce 2 GTS에 기반하고 있으나 중저가형 데스크탑 그래픽 카드 시장을 노리고 출시된 제품이다. 때문에 nVIDIA는 MX의 코어 클럭을 낮추고 랜더링 파이프라인을 두 개로 줄이는 식(GTS는 네 개)으로 GTS와의 차이를 두었으며, 이로서 제조 원가를 떨어뜨리고 대상 시장을 명확히 했다. 대신에 랜더링 파이프라인을 통과하는 픽셀에 대해 한 클럭 당 두 개의 텍스쳐를 입힐 수 있는 기능은 GTS의 그것과 동일해서 클럭이 같다면 1세대 GPU(GeForce 256)와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보일 수 있도록 했다. (2x2 = 4x1, 표 참조)

그러나 GeForce 2 MX는 GTS보다는 낮아도 GeForce 256은 능가하는 코어 클럭을 가지고 있으며, 5.5ns 메모리를 장착한 제품의 경우 메모리의 클럭도 높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GeForce 256 SDR 제품을 뛰어 넘는 성능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특히 저해상도, 낮은 퀄리티 설정에서는 MX가 GeForce 256 SDR보다 큰 차이의 성능 우위를 보여 준다.

중저가형으로 제작된 코어가 이렇게 좋은 성능을 보여 주다보니 당연히 사용자들과 제조 업체들은 더 빠른 메모리를 장착함으로써 코어의 잠재된 성능을 더욱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나온 것이 5.5ns 메모리를 장착한 GeForce 2 MX였으며 이들은 확실히 기존 제품과의 성능 차이를 보여줌으로써 나름대로 차별화된 시장 구축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무리 5.5ns 메모리를 장착했다고 해도 SDR 메모리일 뿐이므로, DDR 메모리를 탑재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소극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제조 업체들은 우후죽순처럼 널려 있는 MX 시장에서 자사의 제품을 확실히 차별화 시킬 수 있는 방법(DDR 메모리를 탑재하는 방법)을 이제껏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MX + DDR이 불가능했던 이유들

우선 MX에 DDR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이 출시된다면 nVIDIA가 애써 차등을 둔 제품 라인의 구분이 모호해 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즉, 비록 랜더링 파이프라인의 수를 줄이긴 했지만 그래도 GTS 코어에 기반하고 있는데다 코어의 클럭도 높은 편인 MX가 DDR 메모리를 달고 높은 성능을 보여주게 된다면, 고가 제품으로 구분하고 있던 GTS는 지금보다 더 매력을 잃게 될 것이 자명한 것이다. 게다가 이미 지금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굳이 GTS를 살 필요 없이 MX면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인데, DDR 메모리가 장착된 MX라면 이 같은 이야기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 뻔하다. 이 때문에 nVIDIA는 MX에는 SDR 메모리만을 장착할 것을 권고해 왔고, 그래서 시장에는 고육지책으로 0.5ns 빠른 SDR 메모리를 장착한 MX 제품들이 다수 출시됐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DDR 메모리 자체에 있다. DDR 메모리를 장착하는 것까지는 좋은 발상이지만 이미 DDR 메모리의 저조한 수율과 높은 가격 문제는 널리 알려져 있다. 때문에 중저가형인 MX에 DDR 메모리를 장착하게 되면 업체도 업체 나름대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으며, 더불어 그 때에도 MX가 중저가형 그래픽 카드로서 호평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돼 버리는 것이다. 물론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은 앞서 말했던 nVIDIA 제품군의 차등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도 분명하다.

이 중 누가 nVIDIA의 눈 밖에 나고 싶을까?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nVIDIA의 권고를 무시하고 MX에 DDR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는 관련 그래픽 카드 생산 업체는 사실상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읽고 있는 리뷰는 분명 MX DDR 그래픽 카드에 대한 것이며, 이 글이 작성될 수 있었던 것은 nVIDIA의 동의를 얻어낸 업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업체는 다름 아닌 Creative이다.

Creative는 nVIDIA와 돈독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MX DDR을 독점적으로 출시하게 된 것도 특이할만한 일은 아니다. 다만 아무리 Creative라고 하더라도 MX DDR을 출시하면서 nVIDIA에 양보해야할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즉, 협력 회사의 제품군 구성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지 않는 범위에서 MX + DDR의 제작에 합의한 것이다. 그럼 Creative가 양보한 것은 무엇일까.

반으로 줄어버린 메모리 버스

그동안 DDR 메모리를 탑재한 GeForce 시리즈는 모두 128bit 메모리 버스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MX DDR 조합에 사용된 DDR 메모리는 64bit로만 동작한다. 이것은 같은 속도의 메모리를 장착했을 때에도 대역폭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즉, 128bit로 동작하는 6ns(166MHz) SDR 메모리가 166MHz x 16byte(128bit) = 2656MB/s의 대역폭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64bit로 동작하는 6ns DDR 메모리는 166MHz x 8byte(64bit) x 2(DDR) = 2656MB/s의 대역폭을 가지게 되어 결국 둘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Creative GeForce 2 MX DDR에는 7ns 메모리가 장착되어 있다. 이는 다시 말해 143MHz x 8byte(64bit) x 2(DDR) = 2288MB/s 의 대역폭을 갖게 돼 기존 6ns SDR MX에 비해서도 떨어지는 메모리 성능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그럼 Creative는 왜 이것들을 감수해가면서까지 DDR 메모리를 MX에 붙이려 한 것일까. 이는 본문과 결론에서 차차 언급하기로 하고, 이제 본 제품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이동준
자료제공: PCBee (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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