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 받고 약 못타 … 주말밤 환자는 막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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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3일 금요일 오후 9시 반. 여중생 A양(14·대구 수성구)과 부모는 부랴부랴 심야 진료병원을 찾았다. 아이가 고열과 몸살을 호소하는 상황이었다. 의사는 주사를 놓은 뒤 처방전을 내렸으나 문제는 약이었다. 오후 10시 20분 병원 주변 약국은 이미 문을 닫은 뒤였다.

 응급의료정보센터인 1339에 전화해 오후 11시까지 문을 연다는 약국에 달려갔다. 그러나 그곳은 처방약을 취급하지 않았다. 1339에 다시 문의했다. 안내받은 약국에선 약 이름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그 약은 와도 처방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약 짓기를 포기하고 하룻밤을 보냈다 . 다음날 아침 동네 약국을 찾았지만 약을 지을 수 없었다. 진료받은 병원 근처 약국에서만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는 이어 처방전을 들고 옆 병원에서 다시 처방받으면 된다고 알려줬다. 말한대로 병원에선 처방전을 보고 다시 다른 약을 처방했다. 새 처방전 발급에 3500원을 지불했다. A양 부모는 “밤이면 감기 환자에 속수무책인 도시가 무슨 ‘메디시티 대구’냐”고 말했다.

대구시약사회는 지난해 7월 약사회관의 심야약국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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