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면…" 복면 강간살인범 잡고보니 청원경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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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은행 청원경찰이 원룸에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청원경찰은 2010년 7월 서울 강북구 수유동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여성을 강간 후 살해하고 불을 지른 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1일 경기도 분당의 모 은행 지점에 근무하는 강모(37)씨에 대해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11일 새벽 성북구 원룸에 침입해 이모(24·여)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강씨는 복면을 한 채 과도로 이씨를 위협한 뒤 범행을 하고 달아났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범인의 침과 정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넘겨 DNA 분석을 하도록 했다. 또 원룸 주변의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확보해 범인의 행적을 추적했다. 경찰은 범인이 지하철 4호선 혜화역으로 이동해 복면을 벗는 장면을 확보해 강씨의 신원을 파악했다.

 그러던 중 국과수가 경찰에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전했다. 범인이 2010년 수유동 주택에 침입해 여성을 살해한 자와 동일인이라는 것이었다. 경찰은 20일 오후 은행에서 퇴근하던 강씨를 체포했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인을 한 뒤 밤마다 가위에 눌리곤 했다”며 “당시의 기억을 없앨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강간을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강씨 집을 수색해 방 서랍에서 식칼 13개를 찾아냈다. 강씨는 “비가 오면 (칼을 쓸 생각에) 흥분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살인을 했던 2010년 7월 26일 오전에도 비가 내린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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