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2연패 뒤 2연승

중앙일보

입력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이번 ON시리즈의 최대 승부처로 여겨진 4차전에서 2:1신승을 거둠으로써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며 대역전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늘 요미우리는 1회초부터 활발한 공격을 보이며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듯 했다. 시리즈 1,2차전 중간계투로 나와 좋은 내용을 보여 4차전 선발로 낙점된 다노우에를 요미우리 타자들은 초반부터 흔들었다. 1회초 요미우리는 1번 니시가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2번 시미즈의 희생번트에 이은 1사 2루의 찬스에서 3번 기요하라의 중전 적시타로 손쉽게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3차전까지 그래왔듯이 다이에는 1회말 곧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요미우리 선발 사이토를 맞아 다이에는 1번 시바하라와 2번 무라마쓰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3번 니에베스가 사이토의 한가운데 슬라이더 실투를 놓치지않고 받아쳐 좌월 동점홈런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2회초 반격에서 요미우리는 시리즈내내 극심한 부진을 보이다 타순이 7번까지 떨어졌던 에토가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듯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리며 다시 2:1 리드를 잡았다.

이후 양 팀은 종반까지 치열한 투수전을 벌이며 피말리는 계투작전을 이어갔다. 다이에는 5회부터 와타나베,요시다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진을 가동시키며 추가실점을 막고 추격에 나섰다. 그 결과 요미우리 타선은 중반이후 거의 매회 기회를 잡고도 번번히 다이에 불펜에 압도당하며 무기력하게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이후 경기가 흘러갈수록 다이에 왕정치 감독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고 요미우리 나가시마 감독에겐 불안의 그림자가 엿보였다.

하지만 이번엔 요미우리도 달랐다. 나가시마 감독은 1,2차전 역전패의 악몽을 반복하지 않으려는듯 가장 믿을만한 셋업맨인 오카지마를 7회 2사 상황에서 조기등판시키며 9회까지 1점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나가시마 감독은 오늘 요미우리의 승인이 선발 사이토의 호투와 7회 2사 3루의 위기에서 올린 오카지마의 깔끔한 마무리에 있다고 말했듯이 오늘 요미우리는 투수교체 타이밍이 적중하며 어려운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승리에도 불구하고 요미우리는 여전히 고질인 타선의 응집력 부재를 노출했다. 오늘 요미우리는 1회 3연속안타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다카하시의 병살타로 단 한점도 올리지 못해 초반 낙승할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 3안타를 칠 동안 홈을 밟지 못한 기요하라의 베이스러닝도 아쉬웠다.

이외에도 요미우리는 다이에 1루수 마쓰나가의 에러로 만든 3회 무사 1루, 다이에 투수 와타나베의 연속 폭투로 얻은 6회 1사 3루와 같이 상대가 에러로 자멸하는 상황에서도 적시타가 나오지 않아 점수를 얻지 못하는 등, 심각한 팀베팅 부재를 노출했다.

또한 8회 2사 1,2루, 9회 1사 2루 등 오늘 요미우리는 거의 매회 찬스를 잡았지만 번번히 추가득점을 하지못하며 경기를 스스로 어렵게 끌고갔다.

다이에 불펜을 공략하지 못하는 것도 여전했다. 4차전까지 요미우리 타자들은 다이에 불펜진에게서 단 한점도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늘 요미우리는 여러모로 쉽게 갈 수 있던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오늘 요미우리 승리의 일등공신은 사이토-오카지마로 이어진 투수진이었다. 선발 사이토는 절묘한 컨트롤을 바탕으로 120km대의 슬라이더를 구석구석 찌르며 다이에 타선을 6과 2/3이닝동안 4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7회 등판한 좌완 오카지마도 140km대의 직구를 앞세운 퍼펙트 마무리로 다이에의 추격을 불허했다.

패배한 다이에는 타선이 너무 무기력했다. 오늘 다이에는 4번 고쿠보가 부상으로 빠져 타선의 짜임새가 떨어졌고, 믿었던 주포 마쓰나가와 조지마까지 침묵하며 게임을 풀어나가질 못했다. 9회까지 단 4안타에 그쳤고 그나마 니에베스의 홈런이 유일한 득점일 정도로 팀전체가 타격에서 부진했다.

또 6회말 마쓰나가의 안타성 타구가 요미우리 2루수 니시의 호수비에 걸린 것이나 7회말 아키야마의 도루가 2루심의 오심으로 아웃으로 판정되는 등, 오늘 다이에에겐 승운도 따르지않았다.

오늘 요미우리의 승리로 'ON'시리즈는 2승2패가 되며 원점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분위기상으론 요미우리가 우세에 있다. 요미우리는 일단 2연패뒤 2연승으로 기세가 올라있고, 내일 5차전에선 에이스 구도가 등판할 수 있다. 6차전부터 홈인 도쿄돔에서 경기를 하는 것도 요미우리에게 유리하다.

반면 다이에는 2연승후 2연패를 당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또 와카타베가 선발로 예상되는 내일 역시 불안하긴 매한가지다. 오늘 불펜진을 소진하고도 경기를 잡지못해서 내일 경기 운용까지 어려워진 것도 부담이다.

앞으로 다이에는 타선이 전체적인 부진에서 빨리 벗어나는게 급선무이고, 요미우리는 타선의 집중력이 절실하다. 타력에서 이기는 팀이 내일 경기도 우세하게 끌고 나갈수 있을 것이다. 이제 2승 2패, 두 팀다 물러설 곳이 없다. 2000 'ON'시리즈. 이제부터가 진검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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