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다, 이대호 홈런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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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대호가 세이부와의 연습경기 3회 말 힘차게 스윙을 하고 있다. [고베(일본)=연합뉴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이대호(30)가 일본 진출 후 첫 홈런을 쳤다. 하지만 표정 변화는 없었다.

 이대호는 8일 고베시 홋토못토필드에서 벌어진 세이부와의 홈 평가전에서 투런 홈런을 쳤다. 평가전과 시범 경기를 포함해 11경기, 32타석 만에 나온 첫 홈런이다.

 이대호는 지난달 스프링캠프에서 “내 홈런은 정규시즌 개막 전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본 투수의 공이 까다로워서가 아니었다. 퍼시픽리그 경쟁 팀은 일찌감치 이대호를 경계대상 1호로 올려놓고 분석에 열을 올렸다. 이대호는 2010년 44홈런을 때리는 등 한국에서 11시즌 동안 225홈런을 친 거포다. 이대호가 풀스윙을 하지 않은 배경엔 자신의 모든 걸 보여줘 미리 간파당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홈런은 아깝다”던 그는 일본 투수의 스피드와 구질에 적응하고 정확하게 맞히는 데 집중했다.

 이날 홈런도 짧게 끊어친 스윙에서 나왔다. 0-0으로 맞선 1회 말 2사 1루에서 세이부 선발 투수 오이시 다쓰야의 초구를 가볍게 잡아당겼는데 워낙 잘 맞아 왼쪽 담장을 넘겼다. 홈런을 확인한 이대호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그라운드를 돌아 홈을 밟았다. 특별한 세리머니도 없었다. 공식 경기가 아니어서인지,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소감이 없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추신수(30)도 시범경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시즌 전망을 밝혔다. 추신수는 8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시범경기에서 1회 초 솔로 홈런을 쏴 올렸다. 전날까지 2경기 7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는데 이날 홈런으로 가뭄을 씻었다. 지난해 부상과 음주운전 파문으로 타율 0.259, 8홈런에 그친 추신수는 올해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매니 악타 클리블랜드 감독은 “추신수를 3번 타자로 기용하겠다”고 못 박은 상태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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