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놀토 전면 시행 … 먼저 한 나라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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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강남구 수서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발레를 배우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학기 주5일 수업을 시범 운영했다. 이 덕분에 이날 전고생 360명 중 96명이 발레·보드게임·난타 등 학교에서 준비한 토요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었다. [오종택 기자]

주5일 수업제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2004년 월 1회 시범실시로 시작해 3일부터 전면 시행된 주5일 수업은 대체 프로그램 등 인프라 구축, 가정과 사회의 인식 변화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대부분 선진국들은 주5일 수업 논의에서 시행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독일은 50년대 주5일 근무 도입 후 논의를 시작해 1976년부터 일부 주에서 자율적으로 주 5일 수업을 받아들였다. 전국적으로 실시된 것은 93년에 이르러서다. 그동안 지역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체육시설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반면 90년대 중반 주5일 근무·수업을 함께 도입한 중국은 사회적 여건이 미성숙한 상황에서 실시돼 사교육 증가 등 여러 부작용을 겪었다.

 프랑스는 우리와 달리 학교와 학부모 사정을 고려해 유연하게 수업일수를 조정했다. 공교육이 도입된 1882년부터 주5일 수업을 시행했지만 80년대부터 주 4·6일제 등 학교마다 다르게 운영하기 시작했다. 1년간 배워야 할 총수업 시간만 정해 놨을 뿐 지역·계층 등 학생과 학부모의 특성에 맞춰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했다. 미국도 학교 형편과 지역사회의 특성에 따라 수업일수를 정한다.

 일본은 80년대부터 논의를 시작해 2002년 주5일 수업을 했다. 단순히 수업일수를 줄인 것이 아니라 교육정책 전반을 함께 손질했다.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주입식에서 체험 위주로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그 사이 가정과 지역사회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게 지자체 및 타 부처와 연계해 사회적 분위기를 바꿨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주5일 수업은 가정과 일, 지역공동체 등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고용노동부 등이 함께 고민을 해야 했다” 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성급한 제도 개선으로 학생·학부모의 불신이 높은 상황이다. 교과부가 방과후 학교 확대, 토요 스포츠데이 활성화 등 대체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학교 현장의 반응이 시큰둥한 이유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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