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벤슨사 모발관리 기술고문 번스타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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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 직접 모발관리 시범을 보이고 있는 번스타인. 송봉근 기자

'내과 의사는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경제학자는 주식 투자를 잘할까'. 누구나 각계 전문가에 대해 가져볼 만한 궁금증이다.

"모발 전문가는 머리털을 어떻게 관리할까". 세계적 두피 모발 관리 전문가 마이클 번스타인(70)이 자주 듣는 질문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대머리였기 때문에 그에게 대머리 유전인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의 나이는 칠순이다. 얼굴을 보지 않고 이 말을 들으면 그도 이마가 훤하거나 대머리에 가까울 것이라고 상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머리숱은 지극히 정상이다. 아시아 두피모발학회 사무총장 겸 영국계 모발관리 회사인 스벤슨의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신제품(샴푸)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젊은 사람 못지 않은 머리숱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그는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두피관리"를 꼽았다. 테니스는 일주일에 3회, 수영은 매일 한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이상 머리를 감는다. 신선한 야채 위주로 식사를 하고 육류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최근 들어서는 자신이 고안한 특수 기계로 매일 두피 마사지를 하고 있다. 이발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헤어디자이너(미용사)가 된 그는 '대머리 걱정' 때문에 직업을 바꿨다. 그는 "머리를 손질하러 온 고객이 탈모 고민을 털어놓을 때면 내심 내 머리숱 걱정이 더 들었다"고 말했다.

번스타인은 영국 런던의 한 모발관리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관련 클리닉에서 3년간 수련한 뒤 30대 초반에 '두피.모발 관리사'로 전업했다. 1986년 스벤슨에 입사해 연구개발(R&D) 센터 총괄 이사직까지 올랐고 2000년 은퇴했다.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죠. 빈민굴의 걸인들은 음식을 부실하게 먹고 운동도 하지 않지만 대개 머리털이 뻣뻣하고 숱이 많습니다. 단순하게 살기 때문이죠."

그는 "요즘 세상에는 어차피 스트레스를 안고 살 수밖에 없다"며 "탈모가 진행되면 곧바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지금까지의 기술로는 모근(毛根)이 살아 있으면 머리털을 다시 나게 할 수 있지만 대머리에 머리털이 나게 할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80년대 초 미국 LA 베벌리힐스에 두피 모발 클리닉을 열었다. 주요 고객은 할리우드의 대스타들이다. 스타 고객에 대한 얘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그는 "영업 비밀이라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여배우 에바 가드너(90년 사망)가 단골 고객이었으며, 007 영화의 주인공인 피어스 브로스넌은 아주 겸손한 고객이라고 귀띔했다.

글=최준호 기자<joonho@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 번스타인식 탈모방지법

① 꾸준한 운동

② 야채 위주 식사

③ 두피 마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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