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앞이 안보이는 타격왕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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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타격왕 경쟁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으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9일 현재 박종호(현대), 브리또(SK), 김동주(두산) 등 3명의 타격왕 후보들은 안타 1개에 따라 순위가 바뀔만큼 살얼음 승부를 벌이고 있다.

1위를 지키고 있는 박종호의 타율은 0.34013, 2위 브리또는 0.33924, 그리고 3위 김동주는 0.33905로 소수점 5자리까지 따져야 순위가 가려진다.

저만큼 앞서가던 박종호가 이렇게 턱밑까지 쫓기게 된 것은 최근 5경기에서 0.214의 부진을 보인 반면 브리또는 0.412, 김동주는 0.500의 맹타를 휘둘렀기 때문.

앞으로 남은 경기는 고작 3∼4경기에 지나지 않아 이들은 매 타석 결과에 따라 타격왕 타이틀이 오락가락할 판이다.

남은 경기에서 1경기라도 무안타에 그치면 곧바로 타격왕 경쟁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이들이 타석에 들어서면 눈초리부터 달라진다.

타격왕 경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선수는 현재 1위 박종호.

이미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박종호는 상대 선수들의 '동향'에 따라 타율을 관리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반면 김동주는 팀이 준플레이오프를 피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할 처지라 필사적으로 타격에 나서야 한다.

더구나 남은 3경기가 모두 필승의 각오로 경기에 나서야 할 롯데와 LG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타율 관리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브리또는 팀이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돼 편한 입장이나 남은 경기가 삼성과 현대 등 강팀을 상대하게 돼 타율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부상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송지만(한화)이 '어부지리'로 타격왕을 차지한다는 시나리오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0.337의 타율을 기록하고 그라운드를 떠난 송지만은 박종호, 브리또, 김동주가 나란히 남은 경기에서 무안타의 부진에 빠질 경우 앉아서 타격왕에 오른다.

지난 18년동안 가장 치열했던 타격왕 경쟁은 90년 한대화(해태)와 이강돈(빙그레)의 싸움.

당시 한대화는 0.3349의 타율로 0.3348의 이강돈을 0.0001 차이로 따돌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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