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파 이용, 토네이도 잠재운다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토네이도 폭풍을 잠재우는 야심찬 계획이 한 미국인 과학자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뉴 사이언티스트지는 최근 전자기파 전문가인 벤 이스트런드씨가 최근 마이크로파를 이용, 토네이도를 제거하는 내용의 컴퓨터 모의실험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70년대 초반 미원자력위원회의 핵융합연구를 관장했던 그의 구상은 거대한 마이크로파를 이용, 알래스카 지역을 통과하는 고속의 폭풍을 동반한 제트기류의 가장자리를 가열해 그 방향을 바꾸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80년 스타워즈스타일의 미사일방어계획을 보고 이런 구상을 떠올리게 됐다''면서 ''마이크로파 안테나를 사용해 미사일방어를 할 수 있다는 구상에 골몰하다가 마이크로파 안테나의 엄청난 힘을 이용하면 역시 토네이도의 방향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귀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토네이도의 방향을 바꾸는 것보다 이의 발생을 저지시키는 것이 에너지가 적게 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토네이도는 대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찬 공기를 통과하는 뇌우속에서 시작된다. 공기는 상승하면서 차가워져 뭉치게 돼 하강하면서 비를 내리게 되고 또한 토네이도를 형성하게 된다.

이스트런드의 연구는 이 차가워진 공기를 마이크로파로 가열시켜 토네이도의 형성을 저지하는 것인데 최근 미 오클라호마대학의 폭풍예측분석센터에서 마이크로파의 영향에 대한 컴퓨터 모의실험을 실시한 결과 마이크로파로 차가운 비를 포함한 공기층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인상적인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마이크로파 발생원은 광범위한 태양전지판을 장착한 태양에너지 위성망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마이크로파로부터 발생된 열이 부력을 발생시켜 차가워진 공기층의 하강을 막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과학자들은 강력한 마이크로파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지만 이스트런드씨는 정확히 조준하면 인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물분자에 흡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계획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후 변화에 좀 더 긍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1천여회의 토네이도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에는 24시간에 걸쳐 오클라호마와 캔자스주에 70여차례 토네이도가 기습, 46명이 죽고 800명이 부상했으며 7억달러의 재산피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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