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읽을만한 공포만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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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이 시작됐다. 본격 휴가철이다.

피서지에서든, 집안에서든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데 만화 만한 것도 없다. 수박 한쪽과 함께 보는 재미있는 공포만화라면 더할 나위 없다.

여름밤을 서늘하게 해 줄 한국 공포만화 중 단행본으로 출간된 우수작 세 작품을 소개한다.

◇ 프리스트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악마에게 영혼을 판 젊은 신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특한 그림체에 스토리 구조가 탄탄하다. 악마·종교·종말 등 소재부터 흥미롭다.

악마의 존재 연구에 심취해 있던 젊은 신부 '이반'은 악마 '테모자레'의 부활 의식에 이용당한다. 살해 당하기 직전 또다른 악마 '베시엘'의 도움으로 부활하지만 그 대가로 영혼을 넘긴다.

영혼을 악마에게 저당잡힌 신부가 저지르는 끔찍한 사건들이 소름끼친다. 그림과 스토리 양쪽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작이다. 〈열혈 유도왕전〉〈태왕북벌기〉의 작가 형민우의 작품이다.

◇ 아일랜드

판타지 〈소마신화전기〉의 작가 양경일이 스토리 작가 윤인완과 손잡고 1997년부터 〈영챔프〉에 연재중이다.

〈공작왕〉〈고스트 스위퍼〉 등 일본 퇴마만화만 보아오던 국내 독자들이 처음 접하게 된 최초의 한국형 퇴마만화다.

아름다운 섬 제주도. 성욕에 불타는 '정염귀'라는 귀신들이 가득하다. 정염귀에게 쫓기는 재벌회장 딸 '원미호', 우연한 기회에 그녀를 돕게 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반'의 이야기가 화려한 그림으로 묘사된다.

제주도라는 현실감 넘치는 무대를 배경으로 '벤줄래' '정염귀' '병잉태' 등 한국적인 요괴들과 맞서 싸우는 냉정한 주인공 반의 카리스마가 매력적이다.

◇ 리버스

작가 이강우는 친구에게 배신당해 땅속에 매장됐다가 수백년만에 부활한 뱀파이어에게 색다른 '인간성'을 부여했다.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간의 피를 마실 뿐, 사악한 존재는 아니다.

어둠에 묻혀있던 중세의 뱀파이어 '데쉬타트'가 3백57년만에 부활한다. 친구에 대한 분노와 한 여인에 대한 애절한 사랑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뱀파이어. 자신을 묻은 친구 '카알'에게 복수를 결심하지만 그는 신이라 불리며 빛의 힘의 정점에 서있다.

어둠의 힘을 지닌 데쉬타트로서는 감히 엄두를 낼 만한 상대가 아니지만 그는 빛의 힘을 배워 복수할 것을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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